인천내항
바람이 시끄럽다.
화물선의 엔진소리 때문인 것 같다.
눈을 감으면 디스토피아적인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들릴 법한 쇠 부딪치는 소리가 공기를 진동시킨다.
하지만 시각적인 반전이 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커다란 그림이 그려진 곡물창고가 시선을 강탈하고, 컬러풀하게 칠해진 굴뚝들은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린다.
굴뚝사이로 지나가는 모노레일인 월미바다열차는 이름만 약간 촌스럽다.
핑크색 곡물창고는 애벌레 마냥 귀여울(?) 지경이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항구라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일본애니메이션의 장면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