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살롱

[오늘의솔루션]도시재생도 가지가지다. - 3

도시재생 혁신사례 : (3)도시디자인 - Superkilen pjt.

by 루트임팩트




[오늘의솔루션]도시재생도 가지가지다. - 1

https://brunch.co.kr/@rootimpact/16


[오늘의솔루션]도시재생도 가지가지다. - 2

https://brunch.co.kr/@rootimpact/17









Solution 3. 도시디자인을 통한 혁신사례

"Superkilen Project"(in Copenhagen)

: 다국적 도시가 이뤄낸 컬처 콜라보레이션 파크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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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펜하겐엔 또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


한국인들이 '북유럽'하면 떠오르는 단상들을 살펴보면 '복지왕', '균형있는 발전에 있어 따라갈 수 없는 곳', '행복지수가 높은 곳' 등 긍정적인 이미지가 수두룩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일진데, 문제 없는 도시가 어디 있을 수 있겠나. 도시재생 혁신사례 시리즈 3편 중 마지막으로 살펴볼 케이스는 이렇게 긍정적인 이미지 일색인 덴마크의, 그것도 코펜하겐 지역 내에서 일어난 문제해결이다.


역사적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시내에는 녹지가 굉장히 많으며 유서깊은 궁전이나 교회와 같은 건축물들이 많아서 유럽에서도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곳이 맞다. 게다가 문화와 예술의 중심으로 미술관과 박물관도 많고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학회와 연구기관의 본부가 있어 외국인들의 드나듦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선소와 철공장 등 옛부터 성행하던 산업을 대표하던 곳들이 쇠퇴/몰락하고 도자기나 화학, 섬유등의 제조업도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도시가 쇠퇴기에 접어들어 주요 기능을 하던 코펜하겐의 곳곳은 그 필요를 잃게 되기도 했다.


더욱 문제였던 것은, 코펜하겐은 여러 지역 중에서도 다국적 문화가 어울려 있기로 유명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 주체들의 자연스러운 융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만한 이렇다 할 장치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코펜하겐의 뇌뢰브로(Norrebro)라는 지역에서 일어난 "슈퍼킬른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아니, 이렇게나 좋은 조건을 가졌는데 왜 활용이 안돼!!!"







- 프로젝트 방향성과 접근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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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살펴본 두 편의 케이스가 그러했듯, 가장 중요했던 것은 실제 코펜하겐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삶에 윤택함을 가져다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미 코펜하겐이 글로벌 시티로서의 조건은 갖춘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도, 문제해결의 Key였던 '기능적 강화'를 이뤄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했다. 바로 이 두 가지 방향성을 통해, 대내적으로는 다양한 문화의 주체들이 융화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도시로서의 상징과 기능을 수행하는 곳을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따라서 "컬처 콜라보레이션 파크(Culture Collaboration Park)"를 새 프로젝트의 방향성으로 설정하게 되었다.


코펜하겐 내에서도 뇌뢰브로라는 도시는 시내 여러 지역 중에서도 다국적 문화가 어울려 있어 모두 세어보면 57개의 서로 다른 문화적 주체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공원이 생길 만한 자리에다가, 세로로 길게 뻗어 있는 이 지역은 시간의 흐름과 다양성을 순차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함축한 채 오래도록 방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코펜하겐 시는 건축과 디자인을 결합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 기다란 곳을 공원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 드루와, 권한을 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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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시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이 프로젝트에는 코펜하겐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크게는 3개의 주체가 콜라보레이션을 이루게 된다. 그 주체들은 바로 BIG Architect와 Topotek 1이라는 건축설계회사, 그리고 Superflex라는 디자인그룹이었다(BIG Architect와 Topotek 1의 홈페이지에 한 번 들어가보라.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수많은 작업과, 건축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조차 혀를 내두를 만한 스토리가 담긴 레퍼런스를 확인할 수 있다. 정말 눈 돌아간다). 원화로 약 1,100억 원의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한 이 프로젝트는 이 3개의 주체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콜라보레이션하면서 성공리에 완성되었고, 각 단체의 대표적인 성과로 기록될 만큼 유의미한 프로젝트로 남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특히 BIG Architect와 Topotek1의 과거 프로젝트 결과물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그간의 작업들이 지역사회 내에서의 조화와 균형을 담아내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코펜하겐 시는 이를 알고 협력한 것일까. 정말 면밀한 검토를 통해 이 역시 고려된 것이라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몰라도 그 혜안에 감탄사가 나올 만한 일이다.






- 그래서, 슈퍼킬른 프로젝트는? -


슈퍼킬른 프로젝트는 공원 부지를 세 구역으로 나누어 진행하게 되었다. 이는 곧 다음과 같은 슬로건으로 표현된다.


"3 Zones, 3 Colors, and 1 Neighborhood"

(3개의 구역, 3개의 색깔, 그리고 하나의 이웃)


그 하나는 "Red Square(붉은 광장)", 또 하나는 "Black Square(검은 광장)",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Green Square(초록 광장)" 이다. 흥미로운 것은, 으레 많은 구획을 나눔에 있어서 각 공간들이 아예 서로 다른 기능을 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이 세 가지 구역이 '따로 또 같이'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기능적으로 겹치는 부분들을 고려해두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교집합은 '활동성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 활동'에 놓여 있다.



그럼, 각 구역의 사진을 통해 기능과 역할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Red Square(붉은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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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Market + Culture + Sport의 기능을 관장한다. 타깃은 젊은 층으로 설정되어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 색을 채택한 것이지만, 모든 연령대가 사용 가능한 스포츠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 붉은 광장은, 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과 울타리의 한 쪽 벽면으로부터 시작되며 '이미 그곳에 위치하고 있는 건물'을 기준으로 하여 각 건물이 이미 가지고 있던 선과 면을 시작점으로 삼는다는 데에 건축적 의의가 있다고 한다.

피트니스 존, 타이 복싱장, 놀이터 등 수많은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구조물들은 물론이거니와 자마이카에서 온 사운드 시스템, 살바도르 알렌데의 스텐실, 브라질과 영국 등지에서 온 고전 벤치들까지 하나하나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문화들이 어우러져 있다고 한다.





Black Square(검은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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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광장은 이른바 도시의 거실(Urban Living Room)역할을 담당한다. 지역 사람들은, 모로코 분수를 둘러싸고 만나는 장소인 터키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평일에는 벤치와 그릴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되기 때문에 코펜하겐 사람들의 퇴근 시간 이후에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휘게 라이프의 모습이 펼쳐진다.

검은 광장은 카타르 도하에서 온 거대한 네온사인으로 비춰지며, 중국 야자수 밑으로 브라질에서 온 바 체어, 불가리아 피크닉 테이블, 아르헨티나 바비큐 그릴, 일본의 문어발 놀이터, 체스 플레이장까지 즐기지 못할 부분들이 없는 곳이다.





Green Square(초록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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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광장은 주로 스포츠와 놀이 기능을 담당한다. 코펜하겐에서는 스포츠가 광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믿었다. 스포츠야말로 언어가 통하지 못해도 누구든 함게 즐길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자연스러운 통합의 의미를 담아 초록 광장은 직선보다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유유히 이루어져 있다. 또한 세 광장 중 어린 아이들을 비롯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특히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도록 디자인되었다.

초록 광장에 가면 소풍을 오거나, 선탠을 하거나, 풀 위에 누워 샌드위치를 먹는 가족들을 흔히 볼 수 있으며, 한 편에서는 하키 토너먼트, 배드민턴 게임이 일어나고 언덕에서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초록 광장 역시 세계 각국에서 온 가구와 조형물,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 슈퍼킬른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 -


하나, 자동차가 없는 길 / 그러나 자전거가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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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코펜하겐 인구의 40%는 자전거를 이용하여 이동한다. 많은 공원들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곧 '보행자 전용, 자전거 이용은 삼가달라'는 표지판인데- 슈퍼킬른프로젝트는 자전거 이용자들의 수요를 아주 영리하게 반영하여 안전상의 이슈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자전거가 오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전거는 자연스럽게 광장에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되, 자동차는 광장으로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 때, 울타리를 치거나 눈에 띄는 금지표식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광장 바깥쪽 테두리를 수직 방향 커브로 굽히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 창의적이다. 더불어 이 커브는 마치 지붕처럼 활용되기 때문에 이 아래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는 것 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실로 신박하고도 실용적인 설계가 아닐 수 없다.




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관광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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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킬른프로젝트의 참여사 중 하나인 Superflex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코펜하겐 뇌뢰브로 지역을 찾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다. 슈퍼킬른이 단순히 지역 주민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방문한 사람들에게도 하나의 즐길거리가 되며 이를 통해 코펜하겐이 관광지로서 매력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컨텐츠로서 기능하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어플리케이션은, GPS신호를 통해 실시간으로 본인이 어떤 구조물과 조형물, 가구, 디자인 앞에 위치해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유도해주며, 해당 구조물과 대상이 어떤 나라에서 오게 된 것이며,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왜 슈퍼킬른프로젝트 안에서 해당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인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고 하니- 이 어플리케이션만 켜 놓아도 슈퍼킬른 안에서 심심할 일은 없지 않을까.






- 마치며 : 있는 걸 활용하는 게 얼마나 효율적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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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로 1,1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슈퍼킬른 프로젝트의 의의는 비단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전 세계의 그 누가 와도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아름다운 건축디자인을 완성했다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슈퍼킬른 프로젝트가 더욱 주목받고,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혁신사례로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게 된 것은 코펜하겐이라는 지역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코펜하겐 뇌뢰브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동안 정기적인 인터뷰와 토론회를 통해 자료를 수집한 프로젝트 주체들의 끈기와 진정성에 그 이유가 있다.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는 지역의 특색과 장점을 그대로 받아 안아서 이 사람들이 지역 내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융화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 주는 것은,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일이라고 보일 지 모르나 가장 자연스럽기에 대단한 일이다.





"만드는 것은 쉽다. 어떻게 만드느냐가 문제지."






리서치ㅣ정리 : 권용직 오늘살롱 프로그램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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