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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Jul 31. 2019

3회_[패널토론] 어떻게 일하고 계세요?

커리어를 지속가능하게하는 조직문화, 매니저십,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설렘을 안고 또는 그저 떠밀리듯 커리어의 시작점에 서게 됩니다. 그 길을 가다보면 좀 더 넓은 길로, 혹은 다른 길로 시선을 옮겨 걷고 싶기도 하죠. 때로는 그 여정의 중심에서 주인공이 된 듯한 희열을 맛보기도, 혼자인 듯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루트임팩트가 준비한 제 3회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일하고 싶은 자, 일하고 있는 자, 일하기 싫은 자>에서는 다양한 일의 모습과 의미, 그리고 그 중심에서 ‘나’를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제 3회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의 기록을 여기에 그대로 담았습니다.

*세션별 영상을 루트임팩트 Youtube 채널을 통해 만나보세요 :)




Career Sustainability

회사의 복지, 일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문화 등. 어떤 조직에서 일을 하든 '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리더십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매니저십'에 대해 고민하는 실무자, 사원부터 대표까지 모두를 대상으로 조직문화를 연구하고 만드는 HR연구자, 어떤 조직문화와 일의 환경에서든 지속가능한 '나'를 만들 콘텐츠를 제공하는 저널리스트까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패널(좌측부터)

스리체어스 김하나 총괄, 미디어/엔터테인먼트社 엠제이 HR실장, 씨프로그램 한성은 프로젝트 매니저


진행

루트임팩트 김영신 매니저



안녕하세요, 루트임팩트 김영신입니다. 저는 루트임팩트에서 ‘일하기 너무 싫지는 않은 자’를 맡고 있습니다. 앞서 했던 세션들과 조금 겹치는 주제들도 있고, 아닌 주제들도 있을 텐데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는 분들을 이번 세션에 모셨어요. 우선 지금 각자 맡고 계신 일과 회사, 그리고 지금 가장 에너지를 많이 쓰고 계신 일들을 소개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성은

 안녕하세요 저는 벤처기부펀드 씨프로그램에서 러닝 펀드를 총괄하는 한성은입니다. 러닝 펀드가 교육이라는 명확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저 포트폴리오 안에는 130년이 넘은 글로벌한 재단부터 이제 막 30개월이 된 학교도 있고요, 교육과 전혀 관련없는 일을 하시던 프로페셔널들이 모여서 만드신 교육 회사도 있고, 고등학교 동아리 친구들이 기숙사에서 이제 막 만들어낸 사업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일을 어떻게 하면 더 끝장나게 잘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스펙트럼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 지점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하나

 저는 북저널리즘 이라는 컨텐츠 브랜드를 펴내고 있는 스리체어스라는 미디어스타트업 에서 일하고 있고요, 콘텐츠 총괄로 일하고 있는 김하나 라고 합니다 제가 요즘에 가장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은 저희가 지난 달에 론칭한 정기구독서비스 ‘프라임’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정기구독을 론칭 한다는 것의 의미는 저희가 기존에 발행해 왔던 좋은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내보내는 것과 더불어, 주기적으로 새로운 컨텐츠를 발행하는 부분까지 더해지는 것이기에 이 부분에 가장 애를 쓰고 있어요. 애를 쓰고 있는 현장은 (행사장) 뒤에서 확인하실 수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부스에서 가입 하실 수 있고 책도 구입할 수 있으니까, 이따가 한번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엠제이

 안녕하세요 저는 엠제이라고 하고요, 저 혼자 예명을 사용하니까 조금 어색하긴 한데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앞 세션에서 HR 팀에 대해서 말씀을 조금 해 주셔 가지고 제가 앞으로 이야기하면서 HR에 대한 오해아닌 오해를 풀어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저희 회사는 굉장히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어서 수 많은 구성원들이 입사를 하고 계세요. 그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지,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사팀’이나 ‘인사쟁이’등과 같은 말을 아주 싫어하고요. 저는 누군가 일에 대해 물어보면 ‘사람을 연구하고 사람과 관련된 일을 해결한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저는 그런 일을 하고 있어요. 반갑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고민을 하는 시기가 곧 구직을 할 때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아마 여기 계신 김하나 총괄님과 MJ님은 채용을 자주 하시는 입장에서 그러한 채용 과정을 경험하실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 이 자리에서, 채용을 하는 사람의 입장을 대변해서 해결해주실 수 있는 말이 많을 것 같은데요. 채용하시면서 가장 고민이 되는 지점들을 가볍게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하나

 저희 회사 역시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이라 상시채용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채용할 때 가장 큰 고민은 다음과 같아요. 사실 저희가 에디터들에게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가’라고 물어보면 너무나도 다양한 일을 하고 있기에 ‘하나의 업무’로 이야기하기가 어렵거든요. 예를 들면, 저희 에디터들은 콘텐츠 기획을 하고 편집을 하니까 곧 ‘에디터’일 것이고, 칼럼을 쓰고 인터뷰를 하고 취재를 하기도 하니 ‘기자’일 수도 있고요. 이렇게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기에 그것을 한 단어 혹은 특정 직무로 설명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런 부분들을 감안했을 때, 저희가 바라는 것은 회사의 미션이나 비전과 같은 부분을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시고 그 부분에 대한 공감의 이야기를 가지고 오시면 직무가 어떤 식으로 달라지더라도 그 중심이 같기에 충분히 여러가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을 뵙다 보면, 회사의 미션이나 비전에 대해서는 잘 알아보지 않으시고 ‘디테일한 직무’에만 관심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비교적 많거든요. 그런 부분이 채용하는 입장에서 고민이고, 또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엠제이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커리어에서 10년 동안 HR컨설팅을 했어요. 사실 처음부터 인사 일을 했던 것은 아니고 이 팀을 맞춰서 리딩한지는 약 1년 정도밖에 안 되었죠. 그러니까, 일반적인 인사 커리어를 쌓아오신 분과는 굉장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죠. 면접질문을 만들고, 심리검사같은 툴을 만들고, 이러한 것들이 정말 작용하는지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다가 제가 직접 면접관이 되어서 하루에 많게는 여덟 명 정도를 만날 때도 있어요. 낮 시간에는 계속 면접을 보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보니 이론과 실제가 좀 다르다는 것을 알았죠. 방금 김하나 총괄님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준비를 해 와서 본인을 얼마나 어필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과거의 경험도 굉장히 중요하죠. 결국에는 본인이 이 회사에 와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확실히 정해진 목표가 없는 경우라면 좀 안타깝더라고요. 채용에 대한 지원자들의 관심이 ‘면접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통과할까’에만 포커스가 되어있다보니 정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 회사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이 회사와 같이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이 지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알려드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돼요.


한성은

 채용을 하는 입장에서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저는 지원하는 입장에서 이야기해보자면 ‘나에게 가장 필요한 기회가 무엇인가’에 대해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일주일에 적어도 40시간 이상을 한 곳에서 지내며 일할 사람들과 내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가정하면 대체 나는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 것일지, 나의 관심사나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은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이 회사를 통해서’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혼자 하는 것보다는 이 회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것이 지원자 입장에서는 가장 도움이 되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그 부분이 매우 분명한 지원자일수록 채용하는 입장에서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일에 대한 주체성은 타고나야만 하는 것일까?

세 분이 말씀해주신 것을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 제가 다니는 회사도 그렇지만 주체적으로 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본인이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쉽게 쉽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원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주체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과연 선천적으로 타고난 부분이 많은 건지, 아니면 이런 부분이 경험으로도 극복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요. 혹시 세 분이 보시기에는 어떠한가요?


엠제이 

제가 아까,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주체적인 사람이 일을 잘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면서도 당연한 이야기이죠. 그리고 그런 사람을 찾아야하는 것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큰 숙제 같은 거고요. 그런 사람은 실제로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제가 아까 뒤에서 패널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나는 몇 년간 일하고 있는지’ 계산해봤더니 약 17년 정도 일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커리어를 시작할 때 ‘대단한 생각이 있었는지’ 묻는다면 그 때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회사에 들어와서 일을 실제로 하며 적성을 찾고, 재미를 느끼면서 성장도 하고, 주체적으로 무언가가 하고싶어지는 거죠. 즉 경험을 쌓으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여러가지 가능성들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그런 이야기를 아주 많이 해요. 회사의 주니어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과 이야기하면서 ‘인사팀은 왜 저렇게 수동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저는 그 분들보다 연차와 경험이 조금 더 길다보니까 당연히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당연히 모를 수도 있지만 회사에 입사해서 여러 좋은 경험을 하고 좋은 리더를 만나고, 그래서 좋은 일을 하면서 성장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게 절대로 안 되는 분들도 있어요. 한 열 분 중 두 분 정도는요. 약 20%정도는 절대로 안 되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많은 부분은 경험을 통해서 길러줄 수 있는 것 같고, 생각을 해보는 의지만 있으면 훈련을 통해서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타고난 기질’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있을 수 있지만 본인이 전략적인 사고나 2차적으로 생각하는 방법, 일을 대하는 태도들은 경험과 환경에서 매우 많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일을 계속 하다보면 사실상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게되는 리더십이라는 것을 다양한 방면에서 요구받는 상황에 놓여요. 그러다보면 본인이 일을 하는 입장에서 스스로를 평가할 때 ‘내가 이 조직에 얼만큼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보다는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이 회사에서 어떤 조각인지, 내가 이 일을 통해서 개발하고 있는 역량은 무엇이 있는지, 커리어 루트로 봤을 때 내가 어떤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는 것인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고 봐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일이라는 것에 근력이 생기면서 내적.외적으로 주체성에 대한 욕구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책임감 같은 영역은 약간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훈련은 학교에서도 할 수 있고, 회사에서도 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 책임감을 훈련한다면 저는 당연히 같이 일하는 동료와 선배들과 함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을 배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가르쳐주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조금 더 보여준다거나 무언가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요소를 보여줘야 그렇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임감이라는 것도 트레이닝이 필요하고 또 트레이닝을 받으려면 그만큼 본인이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면접이나 채용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면접과 채용과정이 대부분 ‘왜 이 회사인가’라는 질문과 ‘왜 나인가’라는 질문이 잘 맞아떨어지는 지점에서 결정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 지인들의 회사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 두 가지 질문 중에서 지원자들이 한 가지에만 치우쳐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회사에 왜 내가 다니고 싶은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시거나 본인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든지요. 밸런스를 잘 맞춰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앞으로 커리어를 선택하고 쌓아가실 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들이 도움이 될까요?


한성은

 회사에서 왜 나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보통 자기소개서에 중점적으로 써야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만큼 나에게 이 회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사실상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엄밀히 따지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보거든요. 일이 매우 명확하고 그 바운더리가 분명한 상황에서 그 일을 ‘잘 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저 주어진 기능을 매우 잘 하는 것이지, 그건 ‘기여한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른 층위라고 생각해요. 대신, 그렇기 때문에 해 볼 수 있는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니면, 상대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책임감을 발휘해야하는 영역이 적은 상태이기때문에 오히려 (나에게 이 회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보다 분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거죠. 왜냐하면 지금 본인이 어떤 회사, 어떤 포지션에 가고 싶고, 혹은 그 커리어를 쭉 이어나갔을 때 본인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상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처음부터 당당하게 그 자리에 갈 수는 없더라도 그런 경우 본인에게 어떤 커리어루트가 필요하고 어떤 기회들이 나열되어야 본인이 그 곳에 도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되는 방식인 것이잖아요. 그렇다면, 그 안에서 이 회사는 나에게 어떤 기회를 주고, 어떤 역할을 해 줄 수 있고, 어떻게 발돋움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본인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생각이 분명할수록 사실상 조직 안에서 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한 개인이 된다고 생각해요. 


김하나 

 나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그 출발점에서는 가장 쉽고 명확한 방법인 것 같아요. 회사에 대해서 아무리 검색을 한다고 해도 회사에서 직접 일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더 잘 알기는 어렵잖아요. 어떻게 보면 입장이 다른 상태에서, 구직자가 회사에 대해 ‘많이 안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좀 어불성설이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죠. 그래서, 일단은 나에 대해 명확히 아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건데요. ‘나’에 대해서 탐구하는 포인트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주신 것처럼 절대적, 이기적으로 생각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원하는 것, 싫어하는 것, 싫지만 견딜 수 있는 것, 좋아하지만 없어도 되는 것 등을 더 생각해보고 이를 종합했을 때 그 회사 내에서의 본인 모습을 그려보는 작업을 하면 좋을 것 같고요. 저도 사실은 이직을 두 번 했는데 그 때마다 그런 부분들을 정리해 왔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은 곧 제가 이상적으로 기대하는 사회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일이었으면 좋겠고, 그렇다면 거기에 아주 작은 부분만큼이라도 기여를 하고 싶을 테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거다’라고 나올 정도로 다각도로 분석해본 다음에 적용을 해 보니 제가 지금 일하는 회사가 아니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건데, 이렇게 스스로에 대한 분석을 해 보고 본인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면 당연히 그 열정은 회사에도 보일 거예요. 그게 곧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엠제이

 저는 좀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면접을 준비할 때 있어 많은 분들이, 특히 경력이 있으신 분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본인을 셀링해야하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들을 정리하게 되고, 그래서 물어보는 것도 아주 뻔하잖아요.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인지 물어볼 것이고, 가장 어려웠던 일을 물어볼 것이고요. 이게 참 뻔한 질문이거든요. 물론 그것도 생각을 안 하다 보면 대답을 못 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일단 기본적인 준비라고 생각하고요. 당연히 과거에 본인이 했던 경험들을 잘 정리해서 한정된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셀링하는 게 중요하죠. 회사에서 기대하는 것은, ‘이 정도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의 직무에 대해서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자기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회사에 대해서도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함께 일할 만한 매력적인 지원자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일단 본인이 일하는 분야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 보고, 지금 지원하는 회사의 미래에 대해서도 그림을 그려보고, 그렇다면 함께했을 때 회사와 내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준비해서 말씀해주시면 굉장히 매력적인 지원자가 될 것 같아요.



김영신

 채용에 대한 궁금증은 여기까지로 하고요. 이제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서, 채용이 되어 일을 지속하게 되면 그 원동력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게 어떤 사람에게는 돈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요소가 될 수도 있을텐데 저는 개인적으로 일하면서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고, 매번 그렇지는 않더라도 그런 경험들이 계속 일을 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세 분은 일하시면서 ‘이럴 때 나는 행복감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언제인지 궁금해요.


김하나

 저는 사실 행복감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하려는 편이고, 행복감에 대해 솔직히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제가 불안해서가 아니라 ‘행복’이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캐치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게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제가 대학생 때였던 것 같은데,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라는 분이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를 인터뷰한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그런 질문이 있었거든요. ‘이렇게 살아온 인생에 행복하십니까?’라는 내용이요. 질문 자체도 매우 도발적이었지만, 그에 대한 (손주은 대표의) 답이 무엇이였냐면 본인은 행복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몰입의 평화와 만족감이 있을 뿐이라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그걸 보면서 마치 답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불안하고 쫓기는 마음이 드는 것이 가장 스트레스인데, 제가 마음이 편해지는 포인트는 몰입할 때 온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또 성취를 했을 때 그 순간에는 잠깐의 만족을 느끼니까 그런 표현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콘텐츠 만드는 일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이 일을 하는 동안 고도의 몰입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콘텐츠를 생산했을 때는 ‘세상에 없던 것이 나타났고, 무언가를 내 힘으로 만들어서 나온 것’에 대한 만족감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엠제이

 저도 일부 비슷한 이야기를 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많이 받거든요. ‘일하면서 행복한지’에 대해서요. 그럼 저는 아주 행복하다고 대답해요. 이와 같은 단어에 대해서는 상당히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가 있잖아요. 제가 생각한 행복과 김하나 총괄님이 생각한 행복, 한성은 매니저님이 생각하는 행복, 여러분이 생각하는 행복이 모두 서로 다를 수 있는 거죠. 그저 우리가 만족감과 기분좋은 감정만 가지고는 살 수 없으니까, 무언가 의미있는 것들이 합쳐져서 나타나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사람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어떠한 제도를 만들거나 조직문화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 사람들의 감정 혹은 생각을 변화시켜야 할 때 그 효과를 곧 ‘임팩트’라고 표현하는데요. 곧 영향력이라는 의미인데, 그런 부분이 직원들의 마음에 와닿을 때 제가 무언가 긍정적인 영향을 조직에 미치고, HR이 간접적으로라도 성과에 기여를 할 때. 바로 그럴 때 저는 행복감을 느껴요. 저는 지금 그래서,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성은

 저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일을 할 때 당연히 인간적인 감동을 받을 때도 있고, 좋은 팀과 합을 착착 맞춰 일을 할 때도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게 사실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경우는 없거든요. 반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괴로울 때도 많지만 그렇다고 불행하다고 느끼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아요. 김하나 총괄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삶이 아니라 일에 있어서 ‘행복’이라는 프레임을 저는 전혀 사용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오히려 사무실에 있는 시간 외에 일상의 영역에서 일에 대한 고민도 하고, 영감을 받는 경험을 하면서 ‘내가 지금 적어도 의심이나 거부감이 드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상태를 느끼죠. 그 상태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는지, 내가 하기로 선택한 일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최대치를 끌어내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어떤 새로운 상상을 또 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채워지는 경험을 하면, 그것은 ‘행복하다’는 것 보다는 ‘이게 맞다’는 확신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아요.  


 앞선 패널토론에서 커리어를 맺고 끊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고, 지금은 커리어를 지속해나가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이직을 고민하는 시점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해 보면 좋겠어요. 포럼 팀에서 오늘 저를 모더레이터로 섭외하신 배경에도, 사실 저도 이직을 여섯 번 정도 했거든요. 제가 아까 두 번째 패널토론 세션에서 김경헌 팀장님을 보면서 ‘너무 반갑다’라는 마음의 위안을 얻었는데, 여기 계신 분들 모두 경험이 있으시니 확실하게 ‘이직을 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그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엠제이 

 일단 이것도 개인차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굉장히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시잖아요. 새로운 환경에 던져졌을 때 처음부터 다시 적응을 하는 것들에 대해 굉장히 두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이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은데요. 저는 일단 그런 성격은 아니예요. 그렇다고 제가 적극적인 성격은 아닌데요. 그저 새로운 것에 대해서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그런 성격을 베이스로 하다 보니까 거꾸로 이야기하면 ‘새로운 게 아니면 싫증난다’ 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항상 해요. 시간이 1년 주어졌는데 내가 이 직장에 계속 다녔을 때 할 수 있는 경험과, 다른 도전을 했을 때 할 수 있는 경험을 질적으로 비교했을 때 무엇이 더 나은 경험인지요. 저도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 여섯 번째 직장인지 일곱 번째 직장인지도 헷갈리는 상태인데, 전 직장들이 다 나빠서 이직한 건 아니거든요. 저는 굉장히 좋은 직장에 다녔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일을 하다보면 재미없어지는 순간이 오거든요. 같은 기간이라면 무언가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무언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히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 순간이 왔을 때, 사람들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잖아요. 조직 내에서 찾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직장 밖에서 새로운 자극을 찾을 수도 있죠. 그런데 저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때 이직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는, 절대적으로 시간을 가장 많이 들이고 싶은 다른 일이 생기면 이직을 해요. 


한성은 

 저는 경력이 9년 정도 되었고 두 번의 이직을 했어요. 저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비싼 게 제 시간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몰입하여 충분히 고민한 끝에 아주 잘 해내고 싶은 일이 아니라고 하면 굳이 제 시간을 왜 거기에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올 때마다 고민을 해 왔는데요, 그냥 짧은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드려볼게요. 제가 이전에 있던 직장에서의 일도 매우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아주 재미있었고 같이 일하던 팀도 훌륭해서 유쾌하게 일을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 그 의미가 사라지는 순간이 찾아오더라고요. 제가 제일 마지막에 했던 프로젝트가 국내 최고급 라인 자동차의 서비스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이었는데요. 매일 새벽 다섯시에 퇴근을 했어요. 이것이 이직의 이유는 아니었고, 제가 아침 아홉시쯤 출근을 해서 다시 일을 했었는데 당시 대로변에 매우 큰 가라오케가 있었어요. 출근을하는데,  사람들이 몰려있길래 쳐다보니까 그 가라오케 실장님들이 일렬종대로 선 웨이터 분들의 90도 인사를 받으면서 저희 팀이 새벽 다섯시까지 매일 고민해서 만든 그 차를 타고 줄줄이 퇴근하시는 거예요. 제가 절대 누군가의 직업을 불편해하거나 얕잡아보는 것은 아니잫아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 광경을 목격한 아홉시의 제 모습 안에서, ‘내가 이걸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라는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이 일을 할 수 있는, 하고싶어하는 수많은 사람 중에서 굳이 나까지 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어요. 더 이상 그 일이 처음처럼 매력적이지 않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저는, 항상 마음 한 켠에 있었던 ‘교육’이라는 분야에서 일해볼까 하는 욕망을 발현하기 위해 이직을 하게 됐죠. 저는 그런 순간들에 이직을 결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하나

 저는 콘텐츠 만드는 일만 계속 해 왔어요. 전 직장 두 곳 모두 신문사였거든요. 저는 그만둘 때 기준이 된 포인트에 대해서는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하기는 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일이 쉬워질 때 그만둬야 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다니던 직장도 일을 하다가 일이 쉬워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뭔가 이전만큼 노력을 안 해도 잘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제가 워낙 뛰어나다거나 일이 하찮아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고, 요령을 피우게 되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그 일에 대한 메커니즘을 알게되고 ‘이런 방식으로 하면 쉽게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거나 성장을 많이 하게 돼서 더 커다란 사이즈의 일을 해야 할 때가 오는 경우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저는 요령을 피우고 싶을 때는 곧 본인이 하는 일보다 조금 더 커져 있는 상태일 거라고 판단하거든요.  첫 직장 때도 그렇고, 두 번째 직장에서도 제가 하고있던 일이 더 이상 저에게 허들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만두었는데요, 그게 결코 저를 스스로 괴롭히기 위해서, 어려운 일을 하고 싶어서 그랬다기보다는 일을 하면서 저 스스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몸을 사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게 불행하더라고요. 다른 친구들은 다 무언가를 배우면서 이 세상에 대해 알아가며 살고 있는데 나는 이 좁은 세계 안의 이야기가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그 때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도 이직을 꽤 많이 해서 그런지 최근에 소셜섹터로 이직을 할 때도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나 거부감이 많지는 않았어요. 워낙 그러려니 하니까요 이제.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이직을 처음 하거나, 혹은 이직을 소위 말하는 ‘비주류 섹터’로 하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은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하죠. 게다가 ‘이 섹터로 넘어가면 다시 못 돌아오는 게 아닐까’ 싶은 고민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특히 한국은,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산업 간 이직의 경직도가 높다고 느껴요. 이직을 하면서 그런 고민들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고, 여기 오신 분들 중에서도 이와 같은 이른바 ‘비주류 커리어’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꽤 있을 텐데요. 이와 관련해서 세 분은 요즘의 트렌드나 회사의 경험들로 비춰볼 때 이런 고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하나

 제가 커리어를 시작한 것이 2006년 무렵인데요. 그 때만 해도 지금과 분위기가 정말 달랐어요. 제가 처음에 메이저 신문사가 아닌 곳으로 입사를 했는데, 그 때 제가 너무 힘들었던 것은 메이저 신문사에 입사한 동기들이 그저 부럽고, 나는 똑같이 일해도 안 되는 것만 같고, 그 조건이 너무나 큰 장벽처럼 느껴져서 당시에는 ‘나는 이미 (첫 커리어를) 베렸기 때문에 저들과 같은 영역으로 갈 수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매우 힘들었지만 결국은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그런 마음이 전혀 없어졌거든요. 지금 막 입사해서 일하는 기자들이나 다른 언론사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봐도, 이직도 굉장히 빈번하고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것에 대한 프리미엄이라는 게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거든요. 그런 부분을 봤을 때 제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요즘은 확실히 그런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고, 일이라는 것이 처음에 운이 좋아서, 좋은 회사에 입사해서 그게 곧 절대적으로 좋은 조건이 되는 시대는 끝나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더욱 도전을 많이 해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예전처럼 내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끝나는 것이라는 게 통용되는 시대가 아니기에 일단 한 번 끼워보았다가 그게 아니라면 다시 풀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보시면 오히려 마음이 다소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엠제이

 저는 미국에 비해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되어있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요. 대기업에서 근무를 하다가 학교에 돌아가 공부를 하고 공채에 지원해서 이름 대면 알 만한 대기업에 입사하는 루트를 타고 나면 오히려 이직에 대해 더 두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 제가 일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이 입사하는데, 사실 저희가 검토할 때 항상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한 분은 한 직장에서 약 10년을 다니셨다고 하면 채용하는 입장에서 그다지 매력적인 지원자는 아니거든요. 제가 노동시장이 경직되었다고 말은 하지만, 그것은 단일한 관점을 가지고 바라볼 때 더 그런 것 같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본인의 커리어 엄청나게 망가진 게 아니라 긴 여행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그러면 그 사이에서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라면 너무 겁먹지 마셨으면 하고요. 그리고 아까 한성은 매니저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본인이 정말 가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지금 당장 본인 역량으로는 갈 수 가 없다면 몇 군데를 거쳐 도달하는 것도 방법이예요. 그렇게 생각을 하시고 여러 경험을 쌓는 것을 권장드려요. 그리고, 데이터적으로도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사람들보다는 여러가지 경험을 한 분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것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경험을 쌓으면서 스토리텔링을 잘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누구나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어떤 회사에 들어갔는데 내가 생각했던 직무도 아니고 동료들도 별로라면 그랬을 때는 어떻게 할 지 난감한 경우 팁을 드리자면 그 회사에 대해서 그냥 공부를 최대한 하세요. 내가 속한 팀이나 직무가 별로라면 내가 일해야 하는 기간 동안 무엇을 얻어서 그 회사를 나올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회사의 메커니즘에 대해 공부를 하고 그만두세요. 그러면 적어도 다음 직장에서 본인이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 어필하거나 셀링을 할 때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그 부분은 꼭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한성은

 (제가 일하는) 러닝 펀드에서도 계속 다음 세대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이상 학교 졸업장이나 시험 점수가 중요하다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싸움이라는 거예요. 이 말은,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동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이 되겠지만 비교적 규모가 작거나,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팀에서 일을 하게 되더라도 사실상 따라오는 기회가 분명히 생기거든요. 

첫 번째로 구조적, 문화적으로 리더십과 훨씬 더 가까이에서 일하게 될 기회가 많을 거고요. 두 번째로는, 주니어로서 쌓은 짧은 경험에 비해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될 기회가 많이 찾아올 거예요. 보통의 회사라면 그러한 과정에서 전형적인 서열이나 체계같은 것들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그런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자율과 개개인의 존중에 포커스를 더 많이 맞추겠죠. 이런 일들을 아주 편하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즉 타고난 것처럼 잘 하는 사람만 잘 하고 못하는 사람은 도태될 것 같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조직에서는 각자 해야 하는 역할이 훨씬 더 분명하고, 협업이라는 것에 대한 다이내믹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 안에서 일을 잘 하는 경험을 쌓아두면 사실상 본인의 역할을 분명히 정의하고 해내면서도 어디에 가든 수월하게 협업할 수 있는 근력을 키우시게 될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fin.



작성/정리 : 루트임팩트 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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