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occo Diary / Chefcheouen
아침이 밝았다. 다시 내 덩치만 한 배낭을 등에 업고 호텔을 나섰다. 범생이 Abedu로부터 프랑스 회사에서 운영하는 고급버스인 CTM이라는 버스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엔 Grand Taxi가 아닌 쾌적한 2층 버스 CTM을 선택했다. 거의 모로코의 남부 끝에서 북부 끝으로 향하는 일정이어서 에싸우에라(Essaouia)에서 출발하여 중간 지점인 라밧(Rabat)을 들러 다시 최종 목적지인 *쉐프샤오엥(Chefcheouen) 행 버스로 갈아탈 예정이었다.
그렇게 편히 몇 시간을 달려 전혀 매력적이지 않아 보이는 모로코의 수도, 라밧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쉐프샤오엥 까지는 선택의 여지 없이 군데군데 뚫린 구멍으로 길바닥이 보이는 낡아빠진 버스를 타야만 했다. 사람을 싣기에도 버거워 보이는 버스 위로 사람들은 실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싣고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손에 잘 생긴 양 한 마리씩을 들고 있었고 그 양들도 곧 나처럼 선택의 여지 없이 그 낡아빠진 버스 위로 짐짝처럼 실려졌다.
버스는 중간중간 동네 어귀마다 나와있던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잠시 정차하기도 했고 불빛 없는 한 작은 마을에 들렸을 때는 몇 짝의 빵을 내려주었으며, 산간 오지의 어떤 상점 앞에서는 몇 상자의 코카콜라를 내려놓기도 했다. 또 한 마을에 들렀을 때엔 버스에서 내리는 한 남자를 향해 반갑게 달려오는 한 꼬맹이를 보았다. 아이는 어둠 속에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빠가 짐을 내리는 동안 그 둥그런 눈으로 나를 흘끔흘끔 훔쳐 보기에 무심코 손을 흔들어 주었을 뿐인데, 나의 답이 반가웠는지 수줍게 웃으며 내게도 손을 흔들어 주고는 아빠의 손을 잡고 깡총거리며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곡예를 하듯 절벽 길을 아슬아슬하게 달려오는 동안 차창 밖으로 작은 가로등과 칠흑 같은 어둠은 몇 번을 더 교차했고 발 아래의 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흙먼지를 마시기도 하고 간간이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양들의 울음 소리와 발 구르는 소리를 들으며 달리기를 일곱여 시간. 속도를 줄인 버스가 털털거리며 커브를 돌자, 나는 동시에 ‘와!’하고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고개를 뻗어 내려다 본 그 곳엔 노랑, 하양, 주황. 그 소박한 색색의 불빛들이 **리프(Reef)산맥 아래에 옹기종기 고여 있었다.
‘재패니즈? 꼬레아?
버스 안에서 7시간 넘도록 구부리고 있던 척추를 펴고 찹찹한 밤공기를 폐 깊은 곳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눈치 없는 호객꾼이 이 황홀한 모멘트를 방해하며 말을 걸어왔다. 방을 구하냐는 질문에 가볍게 손을 저으며 사람들을 따라 타닥타닥 걸어 내려갔다.
오랜 시간 어둠 속에 있다가 만난 불빛들 때문인지 사람들을 흡입하듯 빨아들이고 있는 아치형의 좁다란 입구 때문인지 밤을 더듬어 찾아 들어온 이곳은 미지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렇게 ‘이상한 나라의 폴’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으로 ***밥(Bob)을 통과했다. 아, 눈앞에 펼쳐진 묘한 기운의 이곳은 하양과 파랑의 도시 샤프샤오엥(Chefchaoen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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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샤우엔의 이름은 마을 뒷산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염소의 두 뿔(Chouoa)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Chef Chauen’을 그대로 해석하면 ‘뿔을 보라’는 뜻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파란색으로 칠해진 건물들인데 이는 전통적으로 유태인들이 많았던 이 도시의 역사에서 기인한다. [출처: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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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리프산맥 (Rif Mountains, Morocco)
모로코 북부에 있는 산맥으로 총 길이가 290km에 이르며, 농경이나 도시의 발달에 적합한 좁은 해안 계곡 약간을 빼고는 지중해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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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나로 통과하는 둥근 아치형의 문 형태를 일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