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별 Sep 27. 2022

신입사원, 권고사직을 받다

어차피 최후의 골은 없으니까

입사 10개월 차

꽤나 충실히 일했던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받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떤 길을 향해 나아갈지 종종 고민했다. 그럴 때면 당연히 퇴사나 이직을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회사한테 차일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권고사직을 받고 1달 정도 회사를 더 다녔다. 회사에서도 권고사직을 줄 때, 최소 1달 전에는 미리 통보를 해야 한다고 한다. 새로운 노동 법률 지식을 얻었다. 남은 기간 출근하며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잘 마무리 하고 회사 동료들과 앞날을 응원하는 덕담까지 주고받았다. 나름대로 즐거웠던 첫 번째 회사 라이프가 끝났다.




퇴사 이후, 회사를 다니며 준비했던 책이 출간되었고, 주변 사람들과 독자님들께 응원을 받았다. 서울 집을 정리하고 본가로 다시 돌아왔다. 친구들을 만나 놀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퇴사한 지 한 달이 지나있었다. 이제 슬슬 어딘가 아쉬운 느낌도 들고, 몸이 근질 거리는 것을 보면 적당히 놀아도 된다는 마음의 여유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불안에 떨며 우왕좌왕하고 있지는 않다.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하고 내려오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나는 이 시간을 다음 스탭을 짜기 위한 중간 쉬는 시간으로 보고 싶다. 이렇게 푹 쉬고, 몸이 한 껏 근질거려야 다음의 새로운 여정들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최후의 골은 없어요.
그저 성장하고 지속해나갈 뿐.
끝이나 완성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회사를 다녀도, 책을 한 권 낸 작가가 돼도, 친구들을 열심히 만나도, 삶에 역시 완성이라는 것은 없는 듯하다. 하나를 달성해도 미완성인 내가 있다. 여전히 무언가를 하고, 부지런히 채워야 하는 내가 있다.


또다시 물음표 앞에 섰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 책 출간 <직장인이 꿈은 아니었습니다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