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농사펀드 Mar 02. 2018

#5. 영양학과 출신 에디터의 고백

농사펀드 뉴스레터 '에디터가쓰다'

영양학과 출신 에디터의 고백


저는 영양학을 전공한 영양학과 출신 에디터입니다. 혹시 ‘역시, 식품 전공자니 이 분야를 잘 알겠군.’ 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애석하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은 주변 사람들과 전공자들의 시선을 피해 마음속 깊이 숨겨놓았던 이야기를 고백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 속에 ‘영양사’는 어떤 직업인가요?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국민의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해 급식관리 및 영양서비스를 수행하는 전문인인가요? 현실과 이상의 차이인지, 제가 겪은 교육 현장 속 영양사의 모습은 이와 사뭇 달랐습니다. 한 끼 식단의 단가를 낮추는 것이 능력 있는 영양사의 지표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한 끼 식사에 실제로 쓰는 비용은 1,300원, 1,500원, 1,800원. 하루는 교수님께 물었습니다. “교수님, 영양사가 재료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돌아오는 답변은 “식단 단가 기준이 가장 중요하지.”였습니다. 영양학과에 오면 먹거리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학과의 미운오리새끼가 되었습니다. 영양사라면, 농업과 재료에 대한 이해가 우선 아니냐는 의견을 피력했기 때문입니다. 식품위생법상 영양사가 있어야 하는 기준은 급식 인원 100명 이상일 경우입니다. 영양사로서의 삶을 포기한 이유는 이와 같습니다. 영양사로서 내가 제공하는 식단의 식재료가 어떻게 키워진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무책임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농사펀드의 에디터로 투자자들과 만난 것이 벌써 1년 6개월. 저는 “영양학과 출신이니, 잘 알겠네요?”라는 물음과 시선에 수긍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조금 부끄럽더라도 솔직하게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매번 콘텐츠를 쓸 때마다 공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에디터가 되고자 합니다. 늘 그래왔듯이 오늘도 우리의 식탁을 위해 공부하는 에디터가 되겠습니다. 


2017년 4월 28일 
영양사 면허가 부끄럽지 않은 영양학과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에디터 이진희 드림.

매거진의 이전글 #41. 순간을 포기하고, 내일을 기대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