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다는 건 다 그런게아니겠니

부제 : 어긋난 물 베기

by Root Scent

핸드폰을 가지고 나가지 않는 느낌. 누군가는 그 느낌을 '전라'로 온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적절한 비유는 아닐 테지만 무언가 가장 필요한 그것을 놓치고, 발가벗은 기분으로 한 자 한 자 새겨본다. 누구에게는 그저 '소통'의 글이 나에게는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통로'라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




IMG_6263.JPG 하늘에 대고 나처럼 많이 욕해본 사람이 있을까.



남들에게는 차마 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 들어도 믿지 못할 이야기들이 참으로 매일같이 생겨났고, 급기야 아이 손을 잡고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아파트 꼭대기 층에 올라가는 순수하게 맑은 아이의 눈을 보며 손톱을 '꽉' 하고 쥐어보았다. 피가 송글송글 맺히는 손바닥을 보며 '아프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고 지나갔다. 참 별일이다. 죽으려고 마음먹었으면서 겨우 손톱자국에 아프다는 생각이 가당키나 한 건지. 그렇게 왔다 갔다 했던 옥상은 날개가 없던 나에게 몸에 세포 하나하나가 굳어가는 느낌을 굳이 느낄 바에야 차라리 숨을 참았다가 쉬는 방법을 택하라 알려 주었다.


인생에 물어본다. 내가 너를 너무 얕본 건 아닌지.

아직도 소설책 안에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남들이 흔히 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는 건 아니었는지. 아직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꿈에서 사는 건 아닌지. 왜 나는 이 모양인지. 한참이나 건넨 질문에 언제나 하늘은 백치미를 뚝뚝 흘리며 나 몰라라로 일관하는 듯했다.


우주의 먼지보다 못한 내가 그저 살다 가는 것이 능사인 건지, 그래도 어떠한 최선을 해야만 하는 건지. 그렇다면 그 최선은 도대체 무엇인 건지. 그저 침잠하는 인생이 아니라 어떻게든 건져 올려야 하는 데, 나는 방법을 몰랐다. 그저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죽지못해 살아가는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 건지, 그 안에 아직도 쌕썍 하고 숨 쉬고 있는 10대 소녀에 멈추어 있는 '나'는 어떻게 포기해야 하는 건지, 굳이 포기를 못하겠다면 어느 길이 정말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인지. 현실은 진정 후자를 택하기에 녹록한 것이지. 죽을 사람 치고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살려달라는 소리였다. 죽음의 보색이 '삶'인 것처럼 나는 살려달라 외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참 거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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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나는 거지 중에서도 상거지였다.

' 거지라서 어쩌라고.' 생각을 하니 세상이 실은 나에게 알려주지 않은 비밀을 하나 엿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했던가. 아이를 잃는 것 외에 무서울 것이 없었던 나는 '상거지'였다. 일단 붙어있는 숨을 참아 보았으니, 이제는 내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잠든 아이의 발을 부여잡고 울기를 몇 달. 쑥 빠져버린 살에 움푹 들어간 눈에는 광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 누군가가 말해주었던 '또라이 년' 소리가 다시 듣고 싶었다.


그리고 그 '각설이'는 세수도 안 한 맨얼굴에 고등학생 그 어느때 처럼, 모자를 푹 눌러쓰고 유모차를 끌고 서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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