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도 토리씨도 엄마 놀리기에는 진심!
로라(딸)는 장난꾸러기다. 주로 엄마와 아빠, 할머니를 놀라게 하는 장난을 즐기는데
로라의 장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무서운 걸 보여주는 장난!
토리씨(남편)가 어느 날 로라에게 말했다.
“아빠는 세상에서 바퀴벌레가 제일 싫어.”
그 말을 들은 로라는 곧바로 작전에 돌입했다.
색연필로 바퀴벌레를 그리더니 가위로 정성껏 오려냈다.
그리고는 아빠가 들어간 화장실 문 앞에 살포시 내려놓는다.
잠시 후, 토리씨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로라가 외친다.
“바퀴벌레다!”
토리씨가 깜짝 놀란 척하며 “으악!” 하고 소리치자
로라는 환하게 웃으며 만족스러워한다.
아빠가 놀라는 그 순간이, 로라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다.
깜짝 놀란 토리씨를 보며 로라는 만족의 미소를 짓는다.
두 번째, 흉내 내기 장난!
로라는 귀신이나 좀비를 흉내내며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걸 좋아한다.
그럴 때면 나와 토리씨는 잠깐 배우로 변한다.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무서운 척하고,
놀라서 주저앉는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준다.
로라는 배꼽을 잡고 바닥을 굴러다니며 말한다.
“깜~짝 놀랐죠? 엄~청 무서웠죠?”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하다.
그리고, 어느 휴일 아침,
키즈카페에 가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던 날이었다.
우리 가족은 보통 내가 가장 먼저 준비하고,
그다음 토리씨가 준비를 끝내면 내가 로라를 챙긴다.
그날도 나는 화장대 앞에서 분주하게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로라가 다가와 묻는다.
“엄마, 뭐가 제일 무서워요?”
이 말은 장난의 신호탄이다.
나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귀신, 유령 이런 게 무섭지~.”
잠시 후 로라는 방에서 얇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나타났다.
“으~히히히, 유우령이다~!”
“아이코 깜짝이야! 엄마 엄~청 놀랐어!”
나는 놀란 척하며 로라의 장난을 받아준다.
그랬더니 로라가 또 묻는다.
“또 뭐가 무서워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대답해야 한다.
“음… 사마귀!”
그러자 로라는 두 팔을 낫처럼 앞에 내밀고
사마귀 흉내를 내며 다가온다.
“꺄아악~ 사마귀다! 사마귀님 살려주세요오~”
내 리액션에 로라는 또 배꼽을 잡고 웃는다.
“엄마 또~ 또~ 뭐가 무서워요?”
“유령이랑 귀신, 사마귀가 무섭지.”
“그거 말고 또~ 다른 거~”
이제 진짜 소재 고갈이다.
잠시 고민하다가 나는 말한다.
“음… 떼보 로라?”
그러자 로라는 씽긋 웃으며
두 팔을 휘두르고 발을 동동 구르며 떼쓰는 흉내를 낸다.
“아이고 무서워라~ 엄마는 떼보 로라가 너무 무서워~!”
하지만 로라는 멈추지 않는다.
“또오~ 또오~ 뭐가 무서워요?”
이제 정말 말할 게 없다.
‘준비되지 않은 노후, 묻지 마 살인, 오르는 집값...’
진짜 무서운 건 차마 아이에게 말할 수 없다.
고민을 하다가 나는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엄마는 아빠 방귀가 무서워~.”
그 말을 들은 로라가 눈을 번쩍 뜬다.
“아~빠!! 아빠!!”
잠시 후, 로라는 생각하지 못한 모습으로 내 앞에 등장한다.
로라가 ‘아빠 방귀 탱크’를 타고 나타난 것이다.
토리씨는 네발로 기어오며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고,
그 위에 로라가 장군처럼 올라타 있다.
로라가 아빠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탁!하고 치자
토리씨가 “뿌우웅~!” 하고 대포 소리를 낸다.
나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도대체 이런 장난은 누구 아이디어일까?
토리씨일까, 로라일까?
“으으윽… 지독한 도~옥~까~스~!”
나는 연기력을 총동원해 쓰러지는 연기를 선보인다.
로라는 깔깔 웃으며 바닥을 굴러다니고,
토리씨도 아이처럼 웃는다.
정말 이 두 사람,
놀리는 데는 진심이다.
이렇게 웃을 수 있는 하루가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