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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Nov 07. 2024

혹시 수로보니게 여인이라고 아세요?

누군가 나에게 와서 물어보았던 낯선 여인 그게 나였다.

둘째 아이를 안고 교회모임이 끝나고

집에 가려는 찰나

친한 집사님이 나에게 찾아와 갑작스럽게 물었다.


집사님~ 혹시.. 수로보니게 여인이라고 들어봤어요? 누구인지 알아요?


네?? 수.. 뭐요? 수로보..? 그게 뭐예요??

누구지??? 집에 가서 알아볼게요..

잘 모르겠어요..


순간 묻는 수로 시작하는 그 여인이 누구인지

잘 몰랐다.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그 여인 그렇게 아이와 집에 돌아와 성경책에서 수로보니게 여인을 찾아보았다.


더러운 귀신 들린 어린 딸로
고통 속에 살던 여인
그녀는 이스라엘사람이 아닌
가나안 사람 이방인이다.

그녀는 예수의 소식을 듣고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자기 딸에게서 귀신을 쫓아내 주시기를
간구한다.
그녀는 큰 소리를 지르며 말한다.

"주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딸이 흉악하게 귀신 들렸나이다."
 
예수님은 한 말씀도 대답하지 아니하신다.
제자들이 와서 말한다.

"저 여자가 너무 시끄럽게 하니 저 여자를
한번 만나 보세요~"

예수님은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하신다.

여자가 와서 예수님께 절하며 말한다.

"주여~~ 저를 도우소서."

예수님은 간곡하게 빌며 부탁하는 그녀에게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라고 말하신다.

"주여 옳소이다 마는 개들도 자기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녀의 말을 듣고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라고 말하며

그녀의 귀신 들린 딸이 나으리라 라는
말을 해주신다.


아! 귀신 들린 딸을 위하여 상 밑에 떨어지는 부스러기 은혜라도 주시라고

간절히 믿음으로 구한 그 어머니가

수로보니게 여인이었구나..


그런데 왜 나한테 그 여인을 아냐고 물어보신 거지??



그 후 몇 주가 지나고 여러 명의 집사님들이

루아를 안고 있는 나를 한 자리에 불러

대본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소망이 엄마.

귀신 들린 딸로 고통스러운 삶 

모두에게 조롱받으며 살아가는 여인

그 여인은 예수님을 알게 되고

예수님을 만나야겠구나 다짐한다.

예수님이 두로와 시돈 지방 자신이 사는 곳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그 앞에 엎드려 간곡하게 빈다.


나는 처음 읽어보는  대본을 마음이 가는 대로 읽었다. 그리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집사님~ 집사님이 이 여인을 연기해 줬으면 좋겠어요. 집에 가서 한번 생각해보고시고 말해주세요. 꼭 하시게요~!!


그렇게 받아 든 대본을 매일 읽었다.

그 여인의 마음이 나의 마음이었다.

 

아이를 살려주세요.


아이를 위한 간절한 간구..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때 나는 좌절했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더 믿음으로 수로보니게 여인처럼 구해야 함을

나는 소망이 엄마가 되어 연기를 하며 배워갔다.




무대가 올라가기까지 2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매일 릴레이 금식기도를 하며 준비했고 드디어 공연을 하는 날이 되었다.  미처 준비가 완벽하게 되지 않았는데


오늘이 공연이라니..



그것보다도 나는 수로보니게 여인처럼

믿음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그동안 수없이 추악하고

더러운 죄를 지은 내가 예배당에 올라가

연극으로 예배를 올린다는 게 두려웠다.


나의 죄로 인해 공개적으로 벌을 받을 거 같다는 두려움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너는 죄인이잖아. 너는 들키지만 않았지

얼마나 더러운 사람이야 너 같은 사람이

그 믿음이 좋은 여인을 연기한다고?

너는 벌 받을 거야 ~!!


라는 수많은 마음의 말들이 나를 공격했다. 공포감이 몰려왔다. 무대에 있을 때 천장에 달린 스피커가 나에게 떨어질 거 같았다. 그리고 내가 다치거나 죽을 거라는 마음까지 몰려왔다.


나는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성경책의 아무 곳이나 펼쳐보았다.


우연히 펼쳐진 곳은 이사야 43장이었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가영아 너를 창조한 여호와 나 하나님이 너에게 지금 말한다.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말씀하시느니라

:가영아 너를 지으신 이 하나님이 말씀한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 지금 이 순간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나 하나님이
너를 지명하여 불렀다.
그러니 너는 내 것이다.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 못하리니

:가영아 네가 어디에 있을지라도 물에 있든지 불에 있든지 그 어느 것도 너를 해치지 않는단다. 내가 너와 함께 하기 때문이야

라고 말해주셨다.

나의 이전일은 기억하지도 않으시며 나의 죄를 용서하신다고 읽어 내려가는 성경을 통해 말해주셨다.


그렇게 무대에 올라갔고

그 위에서 1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가 아닌

소망이 엄마가 되어 연기를 끝내게 되었다.


상 밑에 부스러기라도 주시면 좋겠다는 그 마음.. 나는 그 믿음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작은 은혜라도 예수님이 주신다면 그것도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그 은혜를 바라는 자 인지..



그날 이사야의 말씀으로 나를 위로하시던

그리고 힘을 주시던 하나님이

몸으로도 느껴졌다.


두려워하고 무대에 올라가서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준비가 되지 않아 벌벌거리고 있던

나를 두 손이 영혼의 느낌처럼

공기 중에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내 몸을 만져주기 시작했다.


마치 부모가 어떤 대회나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을 주저하고 어려워 도망가고 싶어 하는 자녀에게


 할 수 있어! 그리고 넌 사랑스러운 존재야


라고 말하듯이 두 손이 공기 중에서

나의 얼굴과 머리 몸 전체를 꼭 만져주며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소중한 나의 딸이란다. 내가 너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아니


라는 마음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날의 내 영혼이 느낀 감촉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죄 많은 나를 사랑하시고 지명하시고 너는 내 것이라고 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연극을 연습하고 준비하면서

사실은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


아픈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 아픈 아이

엄마를 연기하라니..

절실하게 삶에서 겪은 고통이 담긴 내면의 감정들연기로 나올 수도 있지만

상처가 되는 기분도 들었다.


암에 걸린 사람에게 당신 그 감정을 가장 잘 알 거 같으니 암환자 연기를 해주세요.

아 당신 이혼했죠. 남편에게 버림받거나 헤어짐의 고통을 절절한 감정을 잘 표현해 주세요라고 하는 잔인한 요구 사항처럼 느껴졌었다.  


루아를 뒤로 업고 대사를 외워가며 연기 연습을 해야 했다.  아이 이유식을 가방 한가득 담아 먹여가며 연습을 다녀야 했다. 그 시간들이 쉽지 않았고 33살의 나이로 무대 위에 선다는 게 쑥스러우면서 숨고 싶은 마음이었다.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기회가 되면

지금이라도 몰래 멀리 도망가버릴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마라나타 아멘 주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를

외칠 때도 있었다. 예수님이 연극을 하기 전에 이 땅에  미리 오시면 연극을 안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러나 무대를 마치고 나니.. 하나님은 그 시간을 통해 나와 가까워지고 싶으셨구나 상처받은 내 마음을 두 손길로 어루만지며 다독이고 싶으셨던 거였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 고난 가운데 있는 많은 사람들 또한 수로보니게 여인의 이야기로 올린 소망이 엄마의 무대를 통해 위로받고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루아의 엄마로 참 귀한 시간을 체험했음을

다시 한번 감사해 본다.

(내 인생에 연극을 할 줄이야..상상이나 했겠나..

그 뒤로 무대공포증이 사라졌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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