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살, 이제 진짜 아줌마 같아.

by 가리영

40살이 되던 새해

악수라도 하자면서

오래 본 어르신이 나한테 말했다.


이제 중년이네.


그 말이 어찌나 와닿지 않고 멀리 거리두고 싶던지.

중년이요?

뭐? 중년?


그렇지 청년은 아니지.


그 뒤로도 누군가 청년인지 알았어.

결혼 한 지 몰랐어. 라고 말해주면 집에 와서 좋아서 웃었다.


그런데 새해가 되고 42살이 되고보니..

이제 진짜 중년같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보고 깜짝놀라며 말한다.


나 너가 들어오는데

너 엄마가 오시는지 알았어.

너 진짜 이제 너희 엄마같아.


엄마가 내 나이쯤 했던 얼굴을 내가 지금 갖고 있다.

엄마의 주름 엄마의 표정 엄마의 말투 엄마의 감정


이젠 젊은 느낌이 안나도 조금은 중후한 듯한 느낌이

거울을 보는데 술술 풍겨 나온다.


아직은 낯설다. 조금 더 의젓해야 할 거 같고 진지해야 할 거 같은 무게가 생긴다.


어린아이들이 뭔가 얼굴이 길쭉해지고 어린아이 티가 벗어난 느낌이 들면서 청소년이 되더니

나도 그렇게 중년이 되어가나보다.


슬그머니 얼굴은 그렇게 어떤 티를 벗어 그 나이가 갖는 분위기를 찾아간다.

그 분위기가 낯설고 뭔가 서글프지만 또 그 안에서 나로서 갖는 아름다움을 또 찾아가야지 싶어진다.


더 많이 웃어야지 더 다정해야지 그런 인상 그런 분위기로 늙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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