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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Dec 10. 2023

하루 3번 질문을 합니다.

지금은 질문 필요 시대

 어린 시절 온갖 책을 다 보다가 한동안  벽돌책인   백과사전을 놓고 ㄱ ㄴ ㄷ 순으로 찾아보면서 모르는 것들을 알아가고 신기해했던 시간이 있었다. 2000년 대에 들어서고 백과사전이 컴퓨터 안에서 화면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엄마에게 비싼 백과사전을 사주라고 조른 것을 후회했다.


 23년이 흐르고 핸드폰 초록색 창에 내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치면 온갖 정보가  나열되어 나온다. 더구나 챗GPT시대라 우리는 무엇을 검색할 것인지 질문에 대한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


 많은 정보를 아는 것보다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가 중요한 시대.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볼까?라고 제안을 하면 왜 그랬어? 왜 그런 거지? 왜? WHY~? 를 많이 사용한다. 우리는 10가지로 질문을 할 수 있다. 먼저 육하원칙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 행복한가?/ 옳은가? 만약에~/ 나라면~을 두고 질문을 던져보라고 하자 아이들은 다양한 질문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마치 생각 속 깊은 곳에서 질문에 대한 본능이 숨어져 있었던 것 마냥 질문에 대한 방법을 몰라서 수저젓가락이 아닌 손으로 밥을 먹었던 건 아니었는지 싶을 정도로 질문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 질문을 한다.  


 다양한 정보의 시대에 아이들의 사고를 막는 것은 쇼츠와 릴스 틱톡들이다. 짧게 넘어가는 영상 속에서 잠시의 즐거움을 몇 초로 느끼며 아이들의 눈과 손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 또한 이 즐거움이 얼마나 사악하면서 별 볼 일 없는 무의미하고 무가치스러운 독약 같은 것을 알면서도 길게는 한 시간 넘게 못 벗어날 때가 있다.


 절제를 하기 어려운 영상에 우리는 묶여있다. 질문은 할 수 없이 그저 흘러나오는 영상에서 내 구미를 당겨주고 찰나의 쾌락을 얻으려는 듯 손가락은 계속 넘기며 바라보게 된다. 그때마다 얻은 것은 흩날리는 먼지들과 같다. 아이들은 정보를 얻지도 구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쉽게 얻는 것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것 애태우지 않아도 되는 것들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알아보고 싶어 하는지조차 고민하지 못한다.  먹는 음식마저도 자극적이게 변해버린 시대에서 아이들은 정신, 정서, 몸, 오감이 망가져가고 있다.


 아이들 손에 쥐어준 핸드폰이 도파민을 자극하며 중독을 일으키고 충동을 불러오며 조절력을 떨어트리고 있지만 자율성이라는 이름하에 아이들은 도태되고 있다. 종소리만 울리면 침을 흘리던 실험실 개처럼 거대한 자본주의의 시장에서 일괄적이게 조정당하고 있다. 문제는 어른인 우리들까지 함께 당하고 있으니 상황은 심각하다.


 그럴 때 일 수록 독서가 중요하고 질문이 필요하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스스로 자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창조해보고 싶은 것, 내가 성취해보고 싶은 것들을 찾아갈수록 아이들은 어른으로 성장한다. 어렵게 얻은 것은 쉽게 잃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쉽지 않게 얻어지는 것들을 스스로 찾아가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그런 삶의 필요성을 당부하기 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하루 3번 질문을 한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이었는지?  처음 든 생각이 오늘 하루의 나를 좌우하는 무의식이다. 핸드폰을 먼저 쥐어버렸다면 나는 실패한 것이다.  나는 오늘 무엇을 생각했는가? 그리고 무엇을 생각할지를 질문해 봐야 한다.  


다음으로는 내가 오늘 하려는 일이 나와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나는 이 일을 할 때 행복한가? 이 일은 옳은가?라는 물음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찾아본다.


마지막으로 만약 오늘 하루를 다시 살 수 있다면 다시 시도해보고 싶은 일이 어떤 것일까?라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건강이었을지, 배움이었을지 타인에 대한 나의 말투였는지 그럴려니 하지 못한 나의 감정이었는지를 생각하며

나를 돌아본다.  


똑같은 질문이지만 나는 매일 다른 삶을 산다.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나만의 생각을 하며 나의 하루를 보낸다. 질문이 없다면 나는 나를 돌아보며 성장하지 못한다. 내일을 준비할 힘을 채우지도 못한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의 둘레를 넓혀가는 것이다. 그저 잔가지만 많이 만든다면 나는 쉽게 넘어질 것이다. 넓혀진 나의 지경만큼 나는 타인에게 쉼을 주는 그늘을 마련할 것이며 머물고 싶은 의미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나는 질문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사진출처는 픽사베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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