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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Mar 19. 2024

43/100 나의 멜랑꼴리아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두기

 흔들림의 연속이다. 나는 번뇌의 소용돌이 안에 갇혔다. 문자 그대로인 상태라서 너무나 놀라울 지경. 그러고 나면 지진이 난 듯 온몸에 기운이 빠져있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섣불리 고정핀을 꽂은들 쉽지 않다. 결국은 빠지거든. 그래서 내 마음벽은 핀 자국투성이. 그래서 막상 정말 원하는 것을 정해서 꽂고 나면 미리 나버린 자국들 때문에 고정되지 못하고 자꾸만 미 끌어 떨어진다. 질린다 질려. 질색이야 정말. 그런 패턴이 보이다 보니 나는 나를 믿지 않게 될 때가 많았다. 우리 언제 한번 뭉쳐서 뭐 추진해 보자!라고 입밖에 내뱉는 순간 걱정에 휩싸인다. '흐지부지 와해되면 어쩌지'이런 생각. 그래서 어느샌가 먼저 뭔가를 같이 하자고 말을 안 하게 된다. 제안을 받으면 기뻐하지만. 그렇지만 디테일하게 주도하지 않으면 또 성에 안 차서, 어느새 의무감으로 모임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솔플(solo play)을 하게 된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반복되니 느꼈다. 아, 나도 독재자구나. 그래서 오히려 입이 무거워지고 신중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신빙성이 높아진다.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 아니면 안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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