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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Apr 02. 2024

52/100 나의 멜랑꼴리아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이라는 서두를 달아야 할 때가 있다. 저 마음 밑바닥에 있는 말을 하고 싶을 때 말이다. 적나라한 표현을 해야 설명이 가능할 때 있지 않은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 가끔 후회할 때도 있다. 저딴 말로 포장 해봤자 별로인 말을 결국 내뱉었구나 하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병날 때 있지. 요즘 드는 생각인데, 사람은 자기 상황과 비슷 한 상황만 보이는 지라, 눈가에 우울감이 비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애써 웃으며 괜찮아 하지만 다 알아요. 속으로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나도 그래요라고. 당신에게도 혜성이 찾아왔나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돌은 자 취급을 받을 수도 있으니 넣어둔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좀 서운하기도 하다. 날 알아봐 주는 이는 없는 거야? 하고. 혜성 연구 모임이라도 가야 할 판이다. 그렇다고 내 우울감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냥 내 마음에 출렁이는 아픔일 뿐이지. 진단을 받은 것도 처방을 받은 것도 없다. 다만, 힘들어하는 사람들 보면 동질감이 생기면서 묘한 안도감이 든다. 그래서 당신도 나를 통해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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