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라니 4

아이 곱하기 아이<산부인과>

by 로로Roro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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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나는 산부인과에서 임신에 대한 확진서를 받아보건소를 들르기 위해 평일 낮에 홀로 집에 나섰다. 신랑과 친정엄마가 혼자 가도 되겠냐고 했지만, 씩씩하게 자기 일은 스스로 수행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런데 접수를 받는 분이 ‘혹시 결혼하셨나요? 혼자 오신 것 같아서… ’라는 말을 듣고 살짝 놀랐다. 어떤 편견이 작용하기에 저런 개인적인 것까지 물어보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품은 가운데 진료실에 들어간 나는 의사의 바쁘니 질문을 받기 싫어하는 태도와 간호사의 불친절한 환자에 대한 내던지는 말투와 행동에 마음이 상했다. 진찰용으로 걸치는 치마를 입는 순간에도 재촉하는 말에 부담이 생기기도 했다.

‘난항이 보이네요. 아기집이랑 주머니 같은 것들이 잘 자리 잡았어요. 하지만 태아가 너무 작아서 심장소리를 잘 들을 수 없으니 다음 주에 다시 오셔서 확진을 받으셔야 합니다.’ 내가 너무 일찍 왔었나. ‘그리고 각종 임신 관련 검사 신청하시면 돼요.’ ‘저, 선생님, 기본적인 검사는 보건소에서 하고 싶고, 누락된 것만 병원에서 하고 싶은데요.’ 그러자 의사는 갑자기 안색이 바뀐 표정으로 답했다. ‘보건소에선 비싼 검사는 다 빼고 하니까 그리 아세요.’ 나는 저런 말투를 견디면서 열 달간 이 병원에서 기분 좋게 다닐 자신이 없어졌다. 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소아과와 산후조리원까지 함께 운영해서 여기를 지나다닐 때마다 나중에 꼭 다녀야지 했던 병원.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중에 만삭이 되어도, 아기를 낳고 유모차를 끌고 와도, 매번 높은 계단을 오르지 않고는 들어올 수 없는 이 병원에서 선생님을 교체 한들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그다음 주에 가봤다.

내가 처음에 겪은 병원과 달리 그곳은 차분했고, 다급하지 않았으며 의사는 질문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여기서 다니면 내 마음이 편안하겠구나. 진작 여기 올 것을.

냉장고에 흑백 초음파 사진을 붙여두고 신랑을 기다렸다. 사진으로 찍어 카톡 메시지로 가족에게도 알렸다. 모두가 축하해 줬고, 덕담을 빌어줬다. 기분이 너무 좋기도 하고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 든 상태에서, 그 작고 작은 사진을 향해서 속삭였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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