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곱하기 아이 <젤리 곰>
7.
<젤리 곰-9주쯤>
먼저 엄마가 된 친구가 말했다. 젤리 곰 상태의 초음파 사진이 가장 귀엽다고. 엄마들이 꼭 남겨두는 사진이라고. 듣기만 해서는 알 수가 없었지만, 찍어보면 알겠지. 그렇게 임신 9주 차가 되었을까? 그때 찍은 사진을 보고 나는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지난번에 갔을 때만 해도 그냥 쌀알이 찍혀있었는데, 정말로 동글동글한 젤리 곰이 초음파 사진으로 찍혀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주 건강한 심장 뛰는 소리를 들으니 정말 마음이 놓이고, 작은 팔다리가 꼬물대는 것이 너무너무 귀여웠다.
내 뱃속에 저런 귀여운 생명체가 들어있단 말인가? 잔뜩 고슴도치처럼 아가에게 사랑에 빠져버린 나는 이 귀여운 사진을 지인들에게 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팔불출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로구나. 사실 흑백의 동그란 사진의 의미는 당사자들에게 가장 큰 것이렸다. 그럼에도 공감을 받고 싶어 페이스북에 조심조심 올렸다.
수일간 바쁜 일정이 지나고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니, 내가 지금까지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중 가장 많은 댓글과 가장 많은 좋아요가 초음파 사진에 달려있었다. 평소에 교류가 없었던 페친들까지도 아낌없이 축하와 덕담을 쏟아내 주어 너무나 놀랍고 감사했다. 어쩜 그렇게 다들 따뜻한지, 어찌 보면 작은 젤리 곰은 아직 세상에 나와 꾸벅 인사한 것도 아닌데, 인터넷을 통한 가벼운 클릭이라고 하지만, 아기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참 좋다는 것을 느꼈다. 저출산이 시대라서? 난임이 많은 시대라서? 아니면 시대를 초월한 경사라서? 이런저런 이유를 생각하길 그만두고 그냥 이 축하를 온몸으로 끌어안아야지.
‘애가 애를 낳는구나!’라는 친근한 아는 언니의 댓글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sns 댓글과 좋아요 표시에 기뻐하는 것 보면 난 정말 이럴 땐 애가 맞다. 그리고, 빨리 아가가 태어나서 나랑 같이 놀러 다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