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곱하기 아이 <술, 만수르>
3.
<술, 만수르>
생각해보면, 아가 가생 길 무렵 술을 한잔 했던 것 같다. 그 생각이 드니 너무나 걱정이 되고 불안했다. 모처럼 기분 좋게 어쩌다 마셨었는데, 혹시 태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그래서 나는 포털사이트를 열심히 검색해봤는데 나와 비슷한 고민들이 꽤 많이 쏟아졌다는 것을 알았다. 계획임신을 할 것이라고 믿었던 나로서 뜻밖의 아가라는 선물에게 내가 뜻밖의 나쁜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닐지? 그렇게 뒤지다가 임신, 출산, 육아라는 키워드를 가진 팟캐스트 방송을 접하게 되어 클릭, 그리고 임신, 술 키워드가 있는 제목을 다시 클릭하고 듣기 시작했다.
Allor none. 모 아니면 도 정도의 표현이랄까? 그런 표현이 방송에서 소개되었다. 아주 초기에는 술이 영향을 미치더라도 태아가 수정과정에서 상처받은 것을 회복해서 말끔해지거나 아예 수정이 안되거나. 특히 허니문 베이비일 경우, 신혼여행지에서 맥주도 많이 마시고 맘 놓고 놀았는데 그때 임신이 되어서 술 마신 것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라고 한다. 물론 한 방울도 입에 대면 안되지만, 오히려 아이가 뱃속에 잘 자리 잡고 크고 있을 때 마시는 술이 더 치명적이란 말에 나는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잘 될 거야. 괜찮을 거야. 엄마가 잘할게. 나도 모르게 이런 혼잣말을 했다. 세상에 엄마라니?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린 만나지 못해 모르는 사이였는데, 그 무엇보다도 가까이 있는 그 아이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그런데 말이지, 이렇게 술을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마시고 몰랐던 경솔한 엄마에게 아이가 찾아오다니, 너무나 미안하고 고마운 일이란 말이지. 아이는 부모를 고르고 찾아온다잖아. 괜찮겠니? 이런 철없는 엄마라서 미안해, 만수르가 아니라서 미안해. 하지만 나와 아빠는 엄청 기쁘단다. 그러니까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 알았지? 이렇게 평범한 보통 사람에게 생명이 찾아온다는 것은, 그만큼 최선을 다 해서 열심히 사랑하고 도리를 지키라는 말일까? 어쩐지 철이 들고 성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