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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May 09. 2024

87/100 나의 멜랑꼴리아

진흙 너머 보이는 것 1

마음의 시야가 막혔다. 안개 너머 보이지 않습니다. 걷힐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것이 나의 기존 스텐스였다면, 좀 바뀌었다. 이런 씨, 안개가 아니라 진흙투성이었잖나? 그럼 장갑 끼고 걷어 내야지! 하며 팔 걷어붙이고 내 마음의 진흙을 닥닥 긁어내고 있다. 현재의 나의 꼬락서니가 남루하고 꿰죄죄해 보인다면 그것은 당연하다. 안 그러는 게 더 이상하지. 하지만 작업복을 입고 흙투성이일지라도 본질은 내게 있어 너무나 숭고하고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작업이 끝나고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는 것처럼 현재의 정리를 게을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 마음의 강화, 진화의 단계는 아직 한참 남았기 때문이다. 진흙 한 겹을 걷어낼 때마다 보이는 풍경은 다르다. 미궁에 빠진 내 자아를 끌어내는 것은 구조에 가깝다. 이상하게도 정신이 맑아질수록 사물의 군더더기와 본질이 명확하게 구분되더라. 예전엔 군더더기마저 일치된 것으로 사물을 인식했다고 하면 지금은 점점 그 경계선이 뚜렷해 보이는 것이다. 그 예로는 방 청소와 운동 사이에서 확인히 드러난다. 삶의 우선순위를 잘 찾아내는 사람은 정신이 건강하고 명확한 사람이다. 그 사람들의 신체 또한 잔근육이 탄탄하고 군살이 없다. 주변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선순환을 이룬다. 현재 예전에 입던 옷이 작아져서 한탄을 하는 나 자신은 아직 그 세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다만 내 마음이 다이어트되어가서일까? 정리할 것들이 많고 몸도 가벼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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