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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Jul 25. 2024

107/200 나의 멜랑꼴리아

병먹금

병먹금. 병신에게 먹이를 금지하라. 타인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나의 내면의 어떤 부분을 말하는 것이니 오해 말길. 어제는 정말이지 하이에나 같은 마음이 포식을 했어. 하지만 어제 하루를 마감하면서 내일은 절대로 그러지 말기로 다짐했지. 그리고 오늘이 밝았다. 오늘도 반복되는 일상에서 똑같은 부싯돌의 튀김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분노의 길을 차단했다. 


최근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것은 딱 하나였다.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 그것은 무슨 주문처럼 분노를 유발했던 것이다. 저녁을 기껏 준비했는데 식구들이 불러도 불러도 오지 않을 때, 정말 화가 났다. 식은 음식 앞에서 나의 고생이 부질없어지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몇 번 불러도 자기 일 몰두하느라, 수저 놓기도 잊은 식구들을 두고 혼자 식사를 했다. 헐레벌떡 다가와서 식탁에 앉은 식구들을 향해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 나 역시 힘들어 루틴대로 움직이는 것 말이야. 오늘은 무사히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내 버럭 이에게 먹이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제발 내일도 무사히.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이렇게 하루하후 쌓이다 보면 언젠가 나도 괜찮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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