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라니 14

<태담-오롯이 혼자, 하지만 함께>

by 로로Roro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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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담-오롯이 혼자, 하지만 함께>

최근의 나의 일상은 생명의 배양과 재택근무, 그리고 집안일과 휴식으로 짜여 있다. 그래서 얼핏 보면 단조롭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나 단조롭다. 그래서인지 입이 붙어버린 듯한 기분이 자꾸만 든다. 사람 좀 만나서 교류하고 싶은 욕구와, 좋은 내용의 책이나 영상을 접하면 그것을 부지런히 카톡으로 퍼 나르고 싶기도 하다. 한 마디로 사회생활이 목마른 외로운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고립감을 벗어나기 위해 나는 자주 아가에게 태담을 해 본다.

‘배고프니? 이거 먹을까?’ – 밥을 먹고 나서도 간식에 손이 가는 나의 다이어트 죄책감을 덜기 위해 물어본다. ‘에구 좀 쉬자!’ㅡ 빨래를 널고 나서 허리를 필 때도 마찬가지. 또한 좋은 구절을 책에서 접하면 소리 내어 읽어준다던지, 노래를 부른다던지 하며 아이에게 내 기분이 전달해 본다. 그러다가 그것이 일상이 되어 잠깐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갈 때에도 말하게 된다. ‘있지, 이따가 닭고기를 살지 돼지고기를 살지 엄청 고민되는데, 너는 뭐 먹고 싶어? 엄마는 오늘 입맛이 없어. 네가 오늘은 골라줄래? 많이 담지는 않을게. 무거우면 너 힘들잖아.’ 혹은 ‘엄마는 네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태어났으면 좋겠어. 너는 어때? 불편하진 않아?’ 이쯤 되니 마치 내게 상상 친구가 생긴 듯했다. 더불어 혼자 오롯이 보내는 시간을 좀 더 외롭지 않게 보내게 되었달까.

‘빨리 아기 보고 싶어’라는 내 말에 ‘지금을 즐겨라.’라고 많은 아기 엄마들의 조언을 곱씹게 된다. 분명히 나도 나중에는 임신 중인 지인에게 그런 말을 할 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내 상상 친구이자 핏덩이인 아기를 끌어안 고하루 종일 입 맞추고 싶을 만큼 보고 싶어서 종종 이불을 아기 모양으로 돌돌 말아 안아보곤 한다. 분명히 나는 닝겐으로서 그 아이의 생존을 위해 온갖 케어하느라 지치겠지만, 둘도 없는 친구와 하루 종일 함께 있을 수 있는 특권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물론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때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하겠지만, 아직은 그런 생각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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