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은)
바늘 가는데 실 따라오듯이 말야, 날카롭고 뽀족한 바늘 뒤에 진심은 부드럽고 가늘다. 고슴도치가 센척 하듯이 바늘은 찌르지만 그 뒤에 실이 사실 속 마음을 표현하는거겠지.
나는 사실 알고 있다. 사람은 언제나 예측 불허임을. 덮어놓고 의심해서도 안되지만 무턱대고 믿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나는 종종 한 발자국 떨어져서 어떤 현상이건 낯설게 보기를 시도 한다. 백프로 믿는 다는 것은 허상임을 인정한다.
문학수업 중 '풍자학'을 들었을때 실제로 시니컬 끝판왕의 캐릭터 교수의 촌철살인들을 잊지 못한다. 그가 나눠준 문구에 대략 이런 메시지가 있었다.
'나이브한것은 자랑거리도 순수도 아니고 오히려 잘못 사는 것.'
'어떤 교수는 시험감독을 하지 않고 학생들을 믿겠노라며 나가서 교실을 엿보니 학생들은 미친듯이 컨닝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인간에 대한 맹신을 안하게 되었다. 이후 대공황이 찾아왔을때 은행들이 부도걱정 말라 했으나 믿지 않고 적금을 죄다 찾았다. 그리고 이후 은행은 부도가 났고 그는 경제적으로 아무 타격이 없었다.'
그 두 문구는 내 생각이 가끔 치우칠 때 좋은 균형추가 되어 준다. 인생의 모토는 아니지만 이 험난한 세상에서 상처받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좋은 말이다. 남에게 폐끼치지 않고 괴롭히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긴장하라는 말로 알고 있다. 무턱대고 의심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감정에 휩쓸려 판단력을 잃지 말자는 것. 정신 차리자는 것.
그래.. 바늘같은 내 언행 뒤에는... 실은 말야... 끊어지기 쉽고 때 타기 쉬운 겁 많은 녀석이다. 이것이 잘 이어져 재봉을 이어가고 싶은 그런 실 말이다. 예쁜 옷을 짓고 싶은 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