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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Mar 10. 2024

35/100 나의 멜랑꼴리아

나라는 인간

 나라는 인간은 연구대상감이란다. 나랑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하는 말. 머릿속에 럭비공을 품은 것이 틀림이 없다고. 이것은 욕인가 칭찬인가 고민하게 되는 듣는 말이다. 다행인 것은 늘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그렇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연구대상감이라니, 으으으. 날 실험대에 올려두기라도 할 샘인가? 내게 묻더라.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세 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칩거하고 있을 때 들었던 말이다. 그 물음에 나는 되물었지. 힘드니까 힘들면 안 되는 거냐고. 그럼 또 가족이 물었지. 그러니까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그래서 나는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나는 아마도 당시에는 그저 중력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었었던 거겠지? 숨만 쉬어도 눈만 떠도 그저 힘들었다. 그런데 그게 남들이 들을 때는 이해가 안 가는 말이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근데 내가 놓인 상황은, 구렁텅이에 빠져있기 때문에 힘듦을 알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 알고 싶지 않았는데. 어쨌든 내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힘듦을 적응하고 극복할 시간이. 나라는 인간이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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