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00 나의 멜랑꼴리아

나라는 인간

by 로로Roro

나라는 인간은 연구대상감이란다. 나랑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하는 말. 머릿속에 럭비공을 품은 것이 틀림이 없다고. 이것은 욕인가 칭찬인가 고민하게 되는 듣는 말이다. 다행인 것은 늘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그렇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연구대상감이라니, 으으으. 날 실험대에 올려두기라도 할 샘인가? 내게 묻더라.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세 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칩거하고 있을 때 들었던 말이다. 그 물음에 나는 되물었지. 힘드니까 힘들면 안 되는 거냐고. 그럼 또 가족이 물었지. 그러니까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그래서 나는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나는 아마도 당시에는 그저 중력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었었던 거겠지? 숨만 쉬어도 눈만 떠도 그저 힘들었다. 그런데 그게 남들이 들을 때는 이해가 안 가는 말이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근데 내가 놓인 상황은, 구렁텅이에 빠져있기 때문에 힘듦을 알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 알고 싶지 않았는데. 어쨌든 내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힘듦을 적응하고 극복할 시간이. 나라는 인간이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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