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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Apr 25. 2022

유연함에 스미다

딸기향

"킁킁"


보드라운 손에 코를 박고 킁킁거린다. 이제 막 잠든 아이의 손에서 딸기향이 난다. 몇 번을 맡아도 딸기향이 분명하다. 아이는 저녁식사 후 딸기를 먹었다. 그렇다고 어떻게 딸기향이 손에서 나는 걸까? 분명 손도 씻고 양치도 했는데 말이다. 신기한 일이다.


보드라운 손처럼 보드라운 아이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런 아이만의 유연함이 부럽다. 어른이 되면서 굳어지는 것은 뼈와 살만은 아닌가 보다. 생각도, 마음도, 꿈도 굳어진다. 그리고 '된다'보다 '안 된다'가 많아진다. 


다시 나의 손에도 딸기향이 스밀 수 있을까? 물론 물리적으로 그 보드라움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은, 마음은, 꿈은 유연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향긋함이 그 유연함에 스미기를, 그래서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믿음이 나에게도 생기기를 기대해본다. 


어쩌면 이미, 유연해지기 시작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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