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새벽 기상의 시작

새벽 기상의 현실과 벽

by 로로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새벽 기상을 하긴 했는데 어영부영하다 보면 시간이 훅 지나갔다. 어제 일찍 자서 못 본 카톡들 보다가 링크를 타고 들어가 쇼핑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어... 이게 아닌데.'


새벽 유튜브 라이브를 다시금 본다. 그녀들은 무얼 하고 있는 걸까? 운동을 한다는 사람, 공부를 한다는 사람, 모닝페이지를 적는다는 사람. 그리고 그저 채팅에 신난 사람도 있다.


모닝페이지?


그렇게 나의 새벽 루틴이 만들어진다.


뭔가 관심이 생기면 책부터 찾고 수집하는지라 ('읽는다'보다 '모은다'에 가까운 구매라) 나에게는 당연한 절차였다. 검색을 통해 '아티스트웨이'라는 책을 찾아내고 바로 구매를 했다.


그리고 책이 도착하기 전 나만의 모닝페이지를 적기 시작했다. 나에게 모닝페이지는 매일 3페이지를 채워 넣는 아침 글쓰기였다. 1페이지당 10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고 총 40여분이 걸렸다. 방법은 그저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적어 내려 가는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뱅글뱅글 돌면서 같은 내용을 곱씹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장면의 전환이 휙 되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새벽시간이 허투루 흐르지 않고 어느 정도 쓰임이 있어짐을 느꼈다.


그런데 막상 책이 도착하고 책의 가이드대로 글을 적자 뭔가 어색해졌다. 숙제를 하는 기분이랄까? 정해진 답을 향해 나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나만의 흐름대로 글을 쓰기로 했다. 매일 3페이지씩 적는 그 시간은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만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바로 "나와 마주하는 시간" 줄여서 "나마주"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 시간은 무척 뜻깊어 여전히 모닝 루틴으로 실행하고 있다. (지금은 1페이지를 쓰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새벽 글쓰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변화의 시작, 5AM 클럽>이란 책을 통해 새벽 루틴이 다져졌다. 참여하고 있는 모임의 미션 책이어서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이 새벽 기상을 자리 잡게 해 주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할 일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 이전에 <미라클모닝>으로 새벽 기상을 했던 적이 있다. 나름 꾸준히 일어났었는데 그냥 새벽에 일어났다는 만족감이 전부였던 듯하다. 그때는 일어나 청소하고 신랑 출근할 때 챙겨주고 그랬던 듯. 그런 첫 번째 미라클모닝은 둘째가 생기며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크게 아쉽지 않았던 것을 보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의 것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의 두 번째 새벽 기상은 조금 달랐다. 첫 번째가 내가 아닌 외부를 향한 시간이었다면, 두 번째는 나를 향한 시간이었다. 나만을 위한 시간. 고요하고 매력적인 시간이었다.


그렇게 나의 새벽은 운동 - 명상 - 글쓰기 - 독서의 루틴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거대했다. 아직 자다가 엄마를 찾는 둘째는 깨어났을 때 엄마가 없어 몇 번을 울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급하게 달려가 달래어 재우고 그러다 같이 잠든 날이 한두 번이 아니다. 새벽 기상이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가끔 아이는 일어나고 엄마를 찾는다. 하지만 이제는 기특하게도 깨어도 혼자 잠들기도 한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벽에 부딪히게 되어있다. 생각지도 못 한 장애물이 나타난다. 그 첫 번째 장애물이 나에겐 아이의 기상이었다. 한동안은 나의 욕심 때문에 아이의 숙면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도 했었다. 푹 자야 할 아이가 엄마의 부재로 잠을 푹 자지 못 하는 것 같은 걱정이랄까. 그러나 반복은 우리를 훈련시키고 그 훈련은 우리를 더 능숙하게 만든다. 그건 나도,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새벽 4시 15분이면 알람이 울린다. 일어날 시간임을 인지하고 아이의 이불을 덮어주고는 슬그머니 방을 나온다. 육퇴를 하고 나오던 슬그머니와 새벽 기상의 슬그머니는 너무도 다르다. 둘 다 신나기는 마찬가지지만 시간의 밀도가 다름을 알기에 마음가짐이 다르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면 낮에 졸릴 때도 있다. 잠깐씩 졸 때도 있고, 며칠 늦게 잠든 날이면 그 피로가 쌓여 낮잠을 자기도 한다. 하지만 늘 같은 시간 알람이 울리고 나는 어김없이 일어난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부스스 신랑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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