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9월 13일, 문장채집 no. 207
롱블랙 9월 13일, 문장채집 no. 207
무알콜 음료 : 주류 시장의 유일한 블루칩, 3대 트렌드를 읽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421
1. 주류 시장에서 잘 되는 건 무알콜 음료뿐. 지난 5년간 글로벌 주류 시장 성장률은 0%. 판매액도 지지부진. 정체나 마찬가지. 주류 중에선 맥주가 10% 남짓 성장한 정도.
2. 무알콜 맥주는 달라. 2016년 94억 2240만달러(약13조)에서 2021년 138억3940만달러(약19조). 5년 성장률이 무려 46%. 무알콜 최대 시장은 독일. 2위는 나이지리아(무슬림 국가라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3위는 스페인. 4위 일본 5위 브라질.
3. 2010년 후반부터 제 3의 부흥기. 너도 나도 웰빙. 사람들이 술의 대체재를 찾기 시작. 전세계적으로 술을 안 마시는게 Z세대 트렌드.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주류문화에 경각심을 품고 술을 마시고 취하는 행위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 이런 이들이 찾는 게 바로 취하지 않으면서 술맛은 나는 무알콜 음료
4. 해외에선 금주 운동도 활발. 드라이 재뉴어리, 소버 옥토버 같은 캠페인. 1월 그리고 10월은 아예 술을 안 마시는 운동. 코로나 이후 이 캠페인 참여율이 늘었다는 거. 2019년 미국민의 11%가 참여, 2021년에는 13%가 참여.
(드라이 재뉴어리는 영국의 자선단체, 알콜 컨선Alcohol Concern이 2014년 처음 시작했다. 소버 옥토버는 같은 해 영국의 자선단체 맥밀란 암 지원센터Macmillan cancer support가 시작한 캠페인이다)
5. 주류 회사들은 무알콜 트렌드를 공격적으로 활용. 가령 에이비인베브(AB Inbev)는 '글로벌 스마트 드링킹 골'이란 걸 만들었어. 2025년까지 자사 생산 주류의 20%를 저알콜 또는 논알콜로 만들겠다는 거야. 무알콜 음료는 엄밀히 술이 아니니, 온라인 판매가 가능. "주류 회사들은 고객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어요. 온라인으로 팔 수 없으니, 어떤 소비자들이 샀는지 알수가 없었거든요. 무알콜 제품은 온라인 판매가 가능. 우리 제품을 누가 언제 왜 찾는지를 처음으로 파악. 변화의 기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6. 무알콜 시장도 수제 맥주가 뜨고 있어. 애슬레틱 브루잉. 타임지가 이 회사를 2022년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100에 선정. 2017년 빌슈펠트가 창업. 첫 양조장을 짓기 위해 120번의 투자 미팅, 200명의 헤드브루어(책임양조사)들에게 거절 당했지. 이런 시련 끝에 핫한 주류 스타트업을 키웠어.
7. "사실 소비자들은 무알콜 주류에 심리적 저항감을 느껴요. 맛은 없는데, 건강 상 어쩔 수 없이 마시는 이른바 2등급 맥주일 거란 선입견. 애슬레틱 브루잉은 이런 편견을 깼어요. 맛있어서 기꺼이 마시고 싶은 무알콜 음료죠. 심지어 기부를 많이 하는 착한 맥주라는 이미지도 있고요. 무알콜 음료 소비자가 대부분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가치 소비 지향. 고객을 꿰뚫어본 거예요." - 이오륜 유로모니터 수석연구원
8. 무알콜만 취급하는 소매점의 등장. 그 중심에 '보이슨'. 1년 만에 뉴욕에 5개 매장을 내고 LA까지 진출. 2022년 4월엔 1200만달러(약 166억)의 시드 투자까지 받았어. 당시 기업 가치는 4700만달러(약 651억). 최근엔 미국의 유명 가수 케이티 페리가 자문 위원을 맡기도. 뉴욕 주류 판매점에서는 무알콜 제품을 판매할 수 없대. 그래서 무알콜 주류만 파는 보이슨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 보이슨은 소비자 데이터를 방대하게 수집해. 일대일 설문 진행. 임신을 했는지, 출산 뒤 회복 상태인지를 알고 있어. 그래서 이런 경우 알콜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제품을 권장하는 메일을 보내.
9. 경험 마케팅도 잘 해. 고객들이 편하게 각 브랜드의 신제품을 경험하도록 도와줘. 직원들이 매장에서 적극적으로 음료를 추천하고, 시음 프로그램도 자주 열지. 닉은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들도 근사한 칵테일과 와인을 곁들여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말해.
10. 최근 무알콜 음료 마케팅 트렌드는 건강을 넘어 마음챙김으로 확장. "마음챙김 이야기는 무알콜 맥주보단 무알콜 스피릿 마케팅에서 자주 나옵니다. 아무래도 맥주보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해야 하잖아요. 패키지도 고급스럽고요. 자연히 추가적인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나타납니다. 이들에게 '우리 제품은 당신의 정신 건강을 돕는다'고 강조하는 거예요." 마음챙김을 강조하는 술에서 빠지지 않는 원료가 있어. 바로 '대마'야. 합법 대마 성분에서 추출한 대마 테르펜, 순수 칸나비디올이 들어가지. 대마 씨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6대 푸드 중 하나. 환각성분 함량이 낮은 산업용 대마에서 채취하고, 환각성분 검사를 최소 3번 거치지. 요즘에는 이런 대마 산업이 뜬다고 하니.
11. "주변에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꽤 있어요. 기존 대기업의 무알콜 맥주는 맛이 너무 없고, 국내 양조장은 접근을 못하고 있더라구요. 맛있는 무알콜 수제맥주로 치고 나가면 성공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황지혜 부족한녀석들 대표
12. 술과 음료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무알콜 음료의 부상은 더 큰 지각 변동을 예고. 음료와 주류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거야. 술로 포지셔닝하지만, 사실은 음료. 반대로 술 버전의 음료도 등장. 마운틴 듀. 2022년 6월 알콜 도수 5도짜리 하드 마운틴 듀 출시. 코카콜라도 비슷한 시기에 5도짜리 잭다니엘 코카콜라 출시. 술 마시지 않는 시대, 기회는 위기에서. 경계가 무너진 와중에 음료 주류업계가 어떤 파격을 선보일까.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