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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당신들을 기억하겠습니다. 상실에 관하여

롱블랙 10월 31일, 문장채집 no. 237

롱블랙 10월 31일, 문장채집 no. 237

상실에 관하여 : 강해지려 하지 말고, 슬픔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라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477 


1. 상실로 인한 슬픔은 다섯 단계로 우리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부정과 분노, 타협과 절망 그리고 수용. 


2. 부정의 단계에서 우리는 충격으로 정신이 멍해집니다. 인생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엘리자베스 로스는 이 감정이 우리의 영혼을 감싸주는 장치라고 설명. 심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반대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이럴 수 없다고, 말이 안되지 않냐고 묻고 또 묻습니다.


3. 충격을 되풀이해서 이야기하는 것, 믿을 수 없어 거듭 질문을 던지는 것은 정신적 충격을 줄여준다고.


4. 현실을 믿기 시작하며 찾아오는 감정은 분노. 신기한 것은 화를 내기 시작한 사람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상태. 자신과 상황에 대해, 때론 절대자에게도 끝없이 화가 납니다. 분노의 감정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분노 아래에는 사실 고통이 숨어있습니다.


5. 분노하고 있다는 것은 치유되고 있음을 의미. 즉 수면으로 올라오기에 너무 이른 감정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 판단하지 말고 의미를 찾으려 하지않고 분노 그대로 느끼는 것이 중요. 삶은 불공평하다. 죽음 역시도 불공평하다.분노는 상실의 불공평함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


6. 타협은 죄책감이 동반하는 단계. '만일 그랬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의 미궁에 빠져드는 상태. 타협의 시간 동안 과거의 일을 돌아보며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매번 슬픈 현실로 돌아옵니다. 그런데도 그 단계를 거치는 것은 그것이 슬픔 속 고통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7. 타협의 다음은 절망입니다. 모든 게 공허하고 의미 없이 느껴집니다. "무거운 마음 안에서 살아가는 일, 그 밖에 내가 바라는 건 아무것도 없다""외로움=대화를 나눌 사람이 집에 없다는 것. 몇 시쯤에 돌아오겠다고, 또는 (전화로) 지금 집에 와 있어요, 라고 말할 사람이 더는 없다는 것" - 애도일기 에서


8. 단지 슬픔 곁에 앉으라. 슬프면 자신이 그 슬픔을 느끼게 하라. 분노와 실망에게도 이같이 하라. 하루 종일 울어야 한다면 그렇게 하라. 여기서 얻어야 할 것은 고통을 느끼고 난 후 찾아오는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다. - 상실수업 에서


9. 우울증과 합당한 슬픔을 구분해야 한다. 장기간 극도의 절망 상태가 이어진다면 반드시 의학적 치료가 필요. 다만 슬픔과 함께 찾아오는 정상적인 절망까지 너무 빠르게 벗어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30분 동안 울어야 할 울음을 20분 만에 그치지 말라. 눈물이 전부 빠져나오게 두라. 그러면 스스로 멈출 것이다" - 상실수업 에서


10. 슬픔의 마지막 단계 '수용'은 '이제 괜찮아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받아들이고 새로운 현실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이 현실을 결코 좋아하지 않을 것이며, 또는 헤쳐 나가보려고도 하겠지만 결국 받아들이게 된다" 


11. 엘리자베스는 떠나간 이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슬픔을 극복하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권합니다. 특히 떠난 이들이 보냈음직한 답장을 스스로가 써보는 것이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사랑하는 이가 떠나버린 후에도 그에게 편지를 쓰라. 당신이 어떻게 지내고 그들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말하라. 만일 무덤 앞에 있었다면 했을 말들을 편지로 옮기라. 사랑한 이의 무덤을 찾았을 때 지금껏 쓴 편지를 다 모아 그에게 읽어주면 그 편지들이 결국엔 당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12. 상실과 재해의 참담함 속에서 도무지 살아남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심지어 얼마 동안 자신의 앞날이 보이지 않더라도, 그리고 그런 충격을 겪고 다시 살아갈 수 있을지 의심이 되더라도 가야 할 삶은 남아있다. 인간은 자신이 아는 것보다 잠재된 적응능력을 가지고 있다. - 상실수업 에서


13. 다른 이의 슬픔을 함께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 또 우리가 마침내 슬픔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연결이 필요. "다른 어떤 것으로 잃어버린 사람을 대신할 수 없겠지만, 새로운 결합, 의미있는 새로운 관계, 새로운 상호 의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하므로 그들의 삶에 참여하게 된다. 우정과 관계 속에 자신을 투자한다. 다시 예전처럼 살아가기 시작한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슬픔에게 충분한 시간을 배려할 때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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