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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조 말론에서 조 러브스까지

롱블랙 3월 16일, 문장채집 no. 361

롱블랙 3월 16일, 문장채집 no. 361

조향사 조 말론 : 부엌에서 만든 '상류층의 향'으로 향수의 문법을 바꾸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619 


1. 난독증이 있던 말론은 15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어머니를 도우며 미용일을 배웠어요. 크림을 만들고 향을 섞었죠. 자신의 후각이 남들보다 예민하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난독증에도 향 이름을 잘 기억. 성인이 된 말론은 런던에 피부관리실을 차려요. 


2. 1993년 파리로 향수 유학. 기본을 배운 그는 런던으로 돌아와 부엌에서 향수 제조. 아파트는 집이라기 보다 향수 실험실. 남편의 제안으로 첼시 왈튼가에 8평 매장 오픈. 이때 고객 중 홍보 전문가 데보라 베넷이 있었고 그는 파이낸셜 타임스 같은 매체에 기사를 낼 수 있도록 도움. 첫날부터 사람들이 줄을. 5년 매출액을 6개월 만에 달성. 


3. 조 말론은 향수 시장의 패러다임을 '이미지'에서 '향'중심으로. 에스티로더는 아름다운, 즐거운 이름의 향수가, 샤넬은 매력, 샤넬의 꽃 한송이 같은 향수가 나오던 시절. 조 말론은 향에 집중. "향수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도구가 아니라, 향을 즐기고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데 가치가 있다." 그래서 향수 이름에 원재료를 그대로. '넛맥&진저' '라임 바질&만다린' 같은 식. 호기심을 자극. 


조 말론 런던의 시그니처 향인 라임 바질 & 만다린 콜롱. 조 말론은 원재료명을 고스란히 제목에 녹여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조말론런던


4. 그는 향기 페어링 제안. 매장에 향기 코치 배치. 고객에게 하나의 향수에 든 노트가 다른 향수에 든 노트와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알려줬죠. 고객은 나만의 고유한 향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세상 누구도 당신과 같은 향을 풍기지 않을 거예요"라고 고객의 마음을 건드리죠. 페어링을 위해 제조 단계에서 레이어링을 고려. 향수 한 병에 많게는 400개 재료. 조 말론 런던은 훨씬 적은 재료로 단순한 향을 만들어요. 그러려면 각 재료의 품질 또한 좋아야. 


5. 1998년 미국 진출. 오프라 윈프리 쇼에도 출연. 하지만 미국 소비자에겐 영향력이 적었어요. 말론은 뉴욕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 50명을 추린 다음, 향수 크림 향초를 담은 쇼핑백을 스무개씩 보냈어요. '주변에 마음껏 선물해 달라'고 하면서요. '인플루어서 시딩'을 한 거죠.


6. 기자들과 만남도 '와우'포인트. 기자 회견이나 전형적인 인터뷰 지양. 기자들을 초대해 향수 개발 비하인드를 들려줬어요. 직접 페이셜 마사지를 해줬어요. 


7. 그의 나이 38살. 9개월 시한부 진단. 1년여 항암 치료 끝에 완치. 그 부작용으로 후각을 잃어요. 그걸 밝히지 않고 일터 복귀. 후각은 곧 돌아올거라 생각. 하지만 쉽게 돌아오지 않았고 그는 괴로움에. 2006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내려 놓았고. 회사를 그만뒀어요. 몇 달 안 가 후각을 되찾았지만 '5년 경쟁 금지 조항'에 묶였죠. 


8. 경쟁 금지 기간이 끝나고 다시 향수 브랜드 론칭. 2013년 10월, 조 러브스 오픈. 첫 2~3년은 갈피를 못 잡아 휘청. 사람들은 조 말론의 아류라 생각. 말론은 미디어에 적극 출연. 2016년 조 말론 : 마이 스토리 출간. 타깃 차별화 시도. Z세대 공략. 인스타그래머블한 제품과 고객 경험 기획. 페인트브러쉬 향수가 대표적. '향수를 바르는 방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으로. 


조 러브스의 프레그런스 페인트브러쉬. 조 말론은 향수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바르는 것'으로 만들어 제품에 재미를 더했다. ⓒ조러브스



9. 조러브스 매장 안엔 작은 바 자리. 여기에서 3단계 향기 타파스 체험. 20분. 이 바를 경험한 고객은 거의 100% 구매. 후각을 최대로 느낄 수 있는 환상적 경험이라고 리뷰. 특별한 매장 경험. 말론 브랜드 경영에서 중요하게 생각. "이 바가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고객을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이어줘요. 이걸 '첫 키스'라 부르죠. 이 경험에 대해 돈을 내지 않아요. 우린 이걸 리테일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조 러브스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joloves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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