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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사진만 봐도 꿀과 윤기가 좌르르, 구움과자

롱블랙 3월 28일, 문장채집 no. 373

롱블랙 3월 28일, 문장채집 no. 373

콘디토리오븐 : 월간 신상 구움과자로, 뾰족한 디저트 시대를 내다보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629 


1. 달마다 새로운 까눌레를 선보이는 과자점. 2000년에 설립해 23년째 운영하는 요리 아카데미 '라퀴진'의 이소영대표가 2019년에 시작한 디저트 회사가 스위트에디션. 그곳이 만든 과저점. 콘디토리오븐


유럽식 선물용 구움과자점 콘디토리오븐의 주요 제품들. ⓒ스위트에디션


2. 이소영 대표는 FnB 업계의 숨은 셀렙. 라퀴진은 푸드 기획자 양성소. 뉴욕에서 박물관학 전공. 청담동에서 리빙 편집숍 '전망좋은 방'을 운영한 패션사업가 아버지의 부탁으로 라퀴진 시작. 팔리지 않은 그릇을 어떻게 팔 지 고민하다, 그릇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보여주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 그래서 편집숍 꼭대기 주방에서 아카데미 시작.


3. 커리큘럼이 특이. 수업 중 조리 기술을 배우는 시간은 극히 일부. 수강생들은 컬러링과 꽂꽂이, 사진 촬영과 글쓰기를 배웠어요. "요리라는 건 사실 인생을 풍성하게 해주는 거잖아요. 맛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독특한 콘셉의 메뉴를 떠올리고, 완성된 요리를 아릅답게 놓고, 그 요리를 기록하는 것까지. 이 모든 순간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게 기획자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4. FnB 브랜드에서 중요한 건 메뉴 기획. 익숙한 메뉴를 살짝만 비틀어도 새로움을. 모두가 아는 80%에 새로움을 20%만 얹어야 해요. 메뉴의 새로움을 꼭 맛에서 찾을 필요는 없어요. 디저트 메뉴를 평가할 때 네 가지 요소 고려. 비주얼과 맛, 질감과 포장. 또 다양한 맛들을 어떻게 페어링 하느냐에 따라 무궁한 창조 가능.


5. 스위트에디션이 만든 브랜드엔 모두 가상의 '탄생 설화'가 존재. 콘디토리오븐은 1800년대 후반 비엔나에 문을 연 구움과자점을 상상. 당시 유럽을 휩쓴 아트앤크래프트 운동을 추종하던 사람이 장인 정신을 담아 과자점 오픈. 카라멜리에오는 파리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프랑스인 오씨가, 도쿄로 건너가 만든 카라멜 디저트 가게 콘셉. 프랑스식 디저트 메뉴에 한국과 일본의 영향이 조금씩 묻어나. 이렇게 이야기가 선명하게 잡히면,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은 물 흐르듯 진행. 브랜드 이름도 마찬가지. 콘디토리는 제과점을 뜻하는 오스트리아 말. 


서울 한남동의 카라멜리에오 매장. 맨 앞 과자 진열대는 이태원 앤틱가구점에서 산 것으로, 유리문에 브랜드 로고를 붙여넣었다. ⓒ스위트에디션


6. 기획자는 궁금한 게 많아야 하고, 생각을 글로 잘 정리할 것. 기획에는 끊임없는 질문이 따라붙어야 해요. 어디에서 누구에게 팔아야 할까. 어떤 크기로 팔까. 그 답에 따라 브랜드와 메뉴가 달라져요. 브랜드의 중심을 잡는 것이 글. 슬로건이 중요. 브랜드의 미션과 비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글. 슬건이 있으면 브랜드, 없으면 가게다. 


7. 라퀴진의 슬로건은 '테이스티 라이프스타일'. 콘디토리오븐은 '유럽식 선물용 구움과자점'. 카레멜리에오는 '세상의 모든 카라멜'이란 슬로건. 콘디토리오븐의 모든 제품은 기획 단계에서 '선물하기에 좋은가'라는 질문을 받아요. 


8. 종합 베이커리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 갈수록 뾰족하고 섬세한 기획에 열광. 베이글만 파는 가게, 식빵만 파는 가게가 인기를 끄는 이유. 


9. 쇼핑만이 아니예요. 식당이나 호텔을 가고 공연을 관람하는, 내 돈을 쓰는 모든 경험이 중요해요. 특히 실패를 많이 해봐야. 돈을 냈는데 그 만큼 가치를 느끼지 못한 후회되는 경험 말이에요. 실패를 해야만 내가 싫어하거나 피하고 싶은 것이 뭔지 알게되요.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뾰족해진다고 생각해요


콘디토리오븐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konditorei_ovn/ 


카라멜리에오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caramelier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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