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그로우앤베터에서 '커뮤니티' 강의를 했다.
다음은 그 강의를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다.
(출처 https://www.grownbetter.com/article/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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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일상인 비즈니스 세계에서 요즘 가장 집중해야 할 자산은 바로 ‘고객들과의 관계’입니다. 이제 기업이 일방향적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볼 수 있죠. 지금은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시대인데요.
이 상황에서 고객의 자발적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는 판으로 ‘커뮤니티’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게임, 미술 및 메타버스 등에 토큰 기반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고요. 해외의 경우 화장품 편집샵 세포라(SEPHORA)는 뷰티 인사이더 커뮤니티로, 룰루레몬은 지역 앰배서더를 활용한 커뮤니티 마케팅으로 고객과 관계 맺기에 성공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무신사’와 ‘오늘의집’이 대표적으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성장했는데요.
그렇다면 이 커뮤니티가 무엇인지, 기업은 커뮤니티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은지에 대해 커뮤니티 디렉터 플라잉웨일의 백영선 리더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삶과 커리어의 전환기에 있는 3040 세대의 새로운 시작을 돕는 플라잉웨일의 백영선입니다. 삶의 전환기, 그 시작점에서 다양하게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커뮤니티, 퍼스널 브랜딩 또 사이드 프로젝트같은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커리어의 전환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시작을 돕는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연결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요. 어쨌든 사회적인 관계는 너무 중요한 거잖아요. 개인은 사회적 관계맺음의 기본 단위인데, 과거에는 커뮤니티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어요. 어떤 커뮤니티인지 그 타이틀이 더 중요했죠. 학교나 지역, 회사와 같은 거대한 집단에 고정된 성격이 강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어느 조직 안에 있지만 이제는 조직의 타이틀보다 그 안에서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개인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이 지점은 커뮤니티의 속성이 과거와 구분되는 중요한 지점이에요.
왜냐하면 이전의 커뮤니티는 변하지 않는 고정된 기반으로 형성된 경우가 많았고, 그 안에서 동질성을 강조했죠. 그러나 현재의 커뮤니티는 미래지향적이고, 취향과 목적을 가진 매우 역동적인 특성이 강조되고 있어요.
그래서 개인과 기업의 입장에서 커뮤니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코로나 이후 고립과 단절을 경험한 개인들은 새로운 관계맺음의 통로인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기업은 고객과의 관계형성에서 더 이상 일방적으로 향할 수 없는 비즈니스의 상황에서 커뮤니티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삶의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어요. 직업도 다양해지고요. 그러면서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찾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그냥 묻어가면 됐는데 이제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찾고 생각하고 경험하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게 되는 거죠. 그 기회 중에 하나가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거예요.
여기서 커뮤니티는 멤버십과는 달라요. 왜냐하면 멤버십은 돈 쓴 만큼의 사람들을 묶어두는 개념이 커요. 돈을 내고 어떤 혜택을 이용하는 거예요. 그러나 커뮤니티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기회와 경험 속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을 함께 하는 거죠. 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고 유연하게 반응하며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커뮤니티는 개인에게 하나의 레퍼런스로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 다 똑같더라고요. 그러나 굳이 차이를 찾자면 예전에는 멘토 개념이 있었잖아요. 요즘은 롤 모델 혹은 멘토라는 개념보다 레퍼런스 개념을 많이 활용을 하시더라고요. 말 그대로 ‘참고’ 하는 거죠. 그래서 옛날에는 롤 모델이면 ‘저 사람이 갔던 길을 나도 따라가야 해’ 이런 건데 이제는 참고만할 뿐인 거예요. 그래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건 2030세대가 더 유연하게 잘하시더라고요. 머릿속에서 완전히 구조화되고 이미 견고하게 세워진 분들은 이런 레퍼런스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기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죠.
저는 비슷한 지향점을 가진 사람들이 하루만 같이 해도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커뮤니티를 너무 높고 크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커뮤니티는 단 둘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어요. 저는 그 대표적인 예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김하나 작가와 황선우 작가님을 꼽아요. 이 두 분은 동갑내기로 혈연이나 결혼이 아니더라도 서로 연대와 지지를 통해 각자가 성장하며 삶의 시너지를 내고 있으시잖아요.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으로 개인이 성장하고 교류하는 모습의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저는 커뮤니티란 둘 이상이 모여서 서로 좋은 영향력의 파장을 주고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커뮤니티는 사회적·정서적 안전망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커뮤니티는 모델링에 따라 여러 가지가 나올 수 있어요. 요즘 커뮤니티는 시즌제를 많이 도입을 하고 있죠. 커뮤니티 모델링으로 따지면 먼저 폐쇄적이냐 오픈형이냐가 중요하고요. 멤버 자체를 그리고 시기를 제한적으로 갈 거냐 오픈런으로 갈 거냐가 또 다르죠. 그리고 회비를 유무에 따라서도 달라요. 그런 거에 따라서 너무 다른 모델링을 할 수 있고요 사실 이 모델링을 하는 이유는 목적형에 귀속됩니다. 그래서 커뮤니티를 만들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 형태보다는 목적이에요. 목적과 목표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모델이 만들어지죠.
과거에는 기업이 고객들에게 ‘우리가 당신에게 관심 있습니다’ 정도의 성의만 보여주면 고객은 그냥 그 성의만으로도 감동을 받았어요. 기업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지지해 주고 구매까지 가는 확률이 되게 높았어요. 그만큼 시장 플레이어가 많지 않았고, 광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광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고객들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건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 보면 고객 획득 비용도 높아지고 광고도 어려워지는 상황이에요. 커뮤니티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어요.
처음 소셜미디어가 등장했을 때 기업들은 홈페이지가 있는데 굳이 소셜미디어까지 필요한가 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소셜미디어 채널을 준비 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이후 다른 성장의 곡선을 그렸죠. 지금은 그 소셜미디어가 커뮤니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봐요.
홈페이지가 일방향적으로 정보만 제공했다면 소셜미디어는 ‘그래도 우리가 고객과 대화를 해’라는 태도를 취하잖아요. 그런데 커뮤니티는 더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변화와 성장을 이끌게 되거든요. 그리고 커뮤니티 자체가 미디어적인 성향을 담고 있어서 기업 입장에서는 커뮤니티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그게 바로 커뮤니티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정말 적극적으로 발현된 형태가 팬클럽이에요. 팬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서로 소비하고 서로 좋아하고 반응하죠. 팬클럽은 그 안에서 팬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심지어 외부로 그 영향력이 표출되기도 하죠.
기업이 커뮤니티를 만드는 이유가 있어요. 소셜미디어가 커뮤니티로 바뀐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고객들은 다른 소셜미디어를 가질 거예요. 그러나 고객들은 각자에 맞는 채널들을 계속 가질 거라는 생각은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건 가치와 철학이에요. 현재 커뮤니티가 있는 기업들은 기능이 아니라 가치와 철학 때문에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어요. 예를 들면 파타고니아가 그렇고요. 요즘 기업들이 경영 가치로 내세우는 ESG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이제 어떤 채널이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 가치와 철학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점점 모이기 시작을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그걸 어떻게 뾰족하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봐요. 기업의 가치와 철학은 디자인으로 드러나고, 제품에 반영되고, 다양한 고객 경험으로 등장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보다 더 깐깐하게 제품과 콘텐츠를 만들고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으면 고객들로부터 외면받기 쉬운 상황이죠.
지금은 경쟁사 대비 우위만 가지면 되는 비즈니스를 하는 상황이 아니죠. 기업은 고객의 니즈를 정말 끊임없이 생각하고 반영하는 상황으로 변했어요. 그렇다고 아무런 기준없이 고객의 니즈만 계속 반영하면 기업의 정체성이 사라지겠죠.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커뮤니티가 자체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철학과 비전과 미션에 대한 재정립이라고 거듭 강조하게 되네요. 기업은 이런 것들이 내부적으로 잘 통용이 되고, 외부로도 잘 전달되고 있는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아요.
커뮤니티 매니저는 새로운 직업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전에도 기업 내부에는 고객 관리팀이 있었어요. 저는 고객 관리팀이 시대에 따라 그 일부가 커뮤니티 매니저로 바뀔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비즈니스가 아주 큰 틀에서는 바뀌지 않아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들을 찾아가는 기본 흐름에서 말이죠. 그러나 집중해야 할 지점은 고객들이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난 후에도 끝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가느냐인 거죠. 이 방식이 과거에는 단순했는데 이제는 고객의 정보력도 커지고 경쟁사도 많아지면서 난이도가 높아졌죠.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은 대개 공간의 커뮤니티 매니저를 많이 생각을 해요. 예를 들면 마루 360이나 위워크 등 이런 커뮤니티 매니저는 입주 기업들의 연결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시너지가 일어나게 하는 게 공간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인 거죠. 그런데 좀 더 광범위하게 기업의 커뮤니티 매니저들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팬을 찾고, 그 팬을 규정하고 연결해 성장시켜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커뮤니티는 정말 길게보고 롱텀으로 가야 돼요.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개념이 아니라 커뮤니티가 가지는 속성을 우리 회사에 어떻게 적용하고, 우리의 고객과 어떻게 연결감을 가지게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거죠.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이 회사랑 연결되었구나 하는 연결감을 느끼게 하는 경험을 어떻게 줄 것인지가 매우 중요해요. 그래서 연결감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서 커뮤니티 모델링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찾는 걸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이번 프로그램이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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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 1기와 2기 멤버 대상 강의를 했고, 개인 사정으로 3기부터는 다른 강사분이 오셨다. 지금은 6기 멤버를 모집중 https://www.grownbetter.com/program/736
2) 커뮤니티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를 혼자 준비중이다. 곧 오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