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9월 19일, 문장채집 no. 529
롱블랙 9월 19일, 문장채집 no. 529
최진 톤마이스터 : 음반의 지휘자, 백건우 조수미 조성진의 음색을 세공하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822
1. 톤마이스터, 소리의 장인. 국제적으로 수가 적고, 한국엔 5명 남짓. 사운드 밸런스 엔지니어이나, 레코딩 프로듀서로 활약.
2. 클래식의 풍미는 고등학생때 비로소. 아버지가 제 방에 오디오를. 밥 먹듯, 숨 쉬듯, 음악을 많이, 아주 많이 . 누구보다 많이.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아, 이거 안 하면 안되겠다. 대학생 시절, 새로운 꿈이. 바로 '톤마이스터'
3. 대학 졸업 전, 독일로 유학. 클래식에 특화된 '뒤셀도르프 로베르트 슈만 국립음댁'. "학교에서 경쟁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배려하고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지 배웠어요"
4. 교수님은 겸손함을 가르치고자, 특별한 과제를. '연주홀의 경비원과 친해지라는 것'. 무뚝뚝한 경비원들은 앳댄 음대생들에게 '노'로 대답. 노를 예스로 바꾸려면 학생은 스스로를 낮춰야. 깐깐한 음악가들과 소통하기 전, 경비원부터 존중하는.
5. "세계 최고의 거장들에게 유일하게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이 톤마이스터. 거장들은 찬사에 익숙. 섬세한 이들. 그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조언하면서 최고의 음악을 끌어내는 게 우리의 일. 커뮤니케이션이 어마하게 중요. 교수님은 그걸 가르친~"
6. 연주자의 성향을 최대한 빨리 파악해요. 그에 맞춰 두루뭉술한 화법을 쓰거나, 짧고 담백한 어조를 쓰죠. 또 하나는 제 컨디션을 지키려고 애를 써요. 톤 마이스터가 기운 없으면 아티스트가 눈치채고, 음악에 영향을 미칩니다.
7. 슈만의 '유령 변주곡'을 백건우 선생님과 녹음 할 때. 그와 함께 통영국제음악당으로. 녹음 전, 잔잔한 파도를 보며 얘길. 라인강을 따라 거닐던 슈만 이야기도 하고, 커피도 마셨죠. 이 모호한 대화는 최 감독의 의도. "연주자가 곡에 완전히 빠져들게 유도. 인위적이면 연주자가 알아차려 부자연스러워요. 작곡가에 대해 얘기하며 바람을 쐬고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훅' 고양됩니다"
8. 나쁜 소리를 알아채는 법은? 좋은 소리를 꾸준히 듣는. 그게 쌓이고 쌓여 기준, 즉 감각이 됩니다.
9. 아이폰의 '팅'하는 수신음. 애플은 시각적인 디자인이 예쁘지만, 사운드 디자인도 예쁩니다.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커졌다가 작아지며 사라집니다. 이걸 자연스럽게 구현. 중요해 보이지 않는 미세한 차이도,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느껴요.. 그와 공부했던 동기는 벤츠에서 '문 닫는 소리'를 연구합니다.
10. 보는 시대지만, 어느 때보다 소리에 대한 기준이 높아요. 사회의 감도가 더 깊어지도록, 기술과 예술을 계속 연마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