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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 아우어 베이커리, 나이스웨더를 만든 노승훈

롱블랙 2024년 1월 14일 no. 631

롱블랙 2024년 1월 15일 no. 631

CNP 노승훈 : 아우어에서 나이스웨더까지, 문화를 붙잡아 브랜드에 새기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950 


1. 가세가 기울어 일일 알바. 새벽에 클럽 포스터 붙이기. 간절한 만큼 두세 배 많은 양을. 그 모습이 관계자 눈에. 그에게 다른 일을 맡깁니다. 클럽 파티 문화가 막 생겨났던 2005년. 그는 클럽의 파티 레이블을 제안하고 기획. 서브컬쳐에 많은 영감. 춤추고 디제잉하고 스케이드보드.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이들은 '멋'을 팔아 돈을 번 거죠. 그중에서 '휴먼트리' 레이블을 만든 제이에스 대표에게 많은 영향을.


2. 번 돈으로 컴퓨터학원에서 일러스트를 배웠죠. 창업 초반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을 직접. 


3. 1억을 투자받아 연 '일구팔팔양고기'는 대실패. 낯선 아이템과 어색한 브랜딩의 만남. 감을 잡은 건 두 번째부터. 신논현역 뒷골목 언덕 꼭대기의 지하 1층 햄버거집 '더블트러블'. 이번엔 대성공. 대기 줄이 무려 400미터. 바로 '타협'이 포인트. 모든 영역에서 임팩트를 주려고 욕심을 내면 안돼요. "내 취향과 비즈니스의 중간 지점을 찾는 것. 그때 찾은 제 노하우"


4. 햄버는 대중에게 익숙. 여기에 노 대표는 미국 힙합 크루 문화를. 매장 간판은 클럽 네온사인 스타일. 힙합 이름 메뉴 출시. 대중적 아이템과 새로운 문화가. 빠르게 반응. 


힙합 문화를 가져와 브랜딩한 더블트러블. 리브랜딩을 거치며 자리를 가로수길로 옮겼다. ⓒ더블트러블


5. 타협 다음에 중요했던 건 '킥'. 보편적 아이템에 약간의 변화. 아우어 베이커리. 친숙한 빵에 약간의 멋을. 킥은 메뉴에서 와요. 페이즐리 패턴을 넣은 고풍스런 패키지 디자인, 엷은 분홍색의 컵홀더. 시그니쳐 메뉴인 더티초코를 베어 물면, 가루가 손과 옷에 묻어요. 한번 먹으면 잊을 수 없죠.


아우어 베이커리의 시그니쳐, 더티초코. 평범한 브랜드에 킥을 넣으면 쉽게 잊을 수 없게 된다. ⓒ아우어 베이커리



6. 대중은 익숙한 것을 새로운 언어로 제안하는 걸 좋아해요. 그때 이질감이 없는 익숙한 요소는 꼭 남겨둬야. 도산분식의 킥은 옛날 분식집 멜라민 식기와 델몬트 주스병. 잘 브랜딩 된 떡볶이집은 레트로 그릇을 만나 '뉴트로'가 됐습니다.


7. 브랜딩의 자신감은 내러티브에서 나와요. 이상해 보이는 조합이어도 이야기가 있으면 자신감 있게 설득할 수 있어요. '왜 세탁소에서 피자야?' 누가 질문할 때 '난 이런 경험이 있어'라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것처럼요.


경험은 브랜드를 설득력 있게 만든다. 매장을 코인빨래방처럼 꾸민 런드리피자는 BTS 앨범 커버 촬영 장소가 됐다. ⓒBTS 인스타그램
타투한 농부들이 샐러드 가게를 한다는 상상을 하며 만든 배드파머스. 건물 외관은 빨간색으로 칠했다. ⓒ배드파머스


나이스웨더 매장은 '좋은 기분'을 브랜딩했다. 타올, 라이터, 생수 등 PB 상품도 판매한다. ⓒ나이스웨더


8. 나이스웨더는 2020년 가로수길에 처음 문을. 노 대표는 외식업을 하지만, 실은 편의점 음식을 더 좋아하는. 하루는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는데 창밖에서 들어온 햇볕이 얼굴에. '날씨좋네' 그 한마디가 나이스웨더로.


9. 브랜드에 오프 공간은 더 이상 매출이 목적이 아니잖아요. 세계관을 경험시켜 주고, 메시지를 전하는 고싱죠. 나이스웨더의 모습은 편의점이나 마켓이지만, 본질은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소비공간. 이 본질을 유지한다면, 오프 공간의 형태를 멀티숍, 백화점까지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10. (파치노의 화장실 문고리는 꼭 호루라기 처럼 생긴) 감도는 하드웨어의 디테일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쓸 순 없고, 경쟁이 치열한 데 평범한 공간을 오픈할 수도 없잖아요. 자잘한 하드웨어를 쟁여두면 감도를 높일 때 큰 역할을. 그는 빈 캐리어를 가지고 여행. 돌아올 땐 해외  본토의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소품을 사 와요. 해외 쇼핑몰도 습관처럼 둘러보고요. 


11. 새로운 것을 접하기보다 예전 것을 답습하는 걸 중요시. 새로운 걸 계속 쫓아가면 꽉 차는 느낌이 잘 안 들어요. '내가 과연 이걸 아는 걸까?'. 그 질문에 진심으로 답할 수 없어요.


감도는 작은 하드웨어의 디테일에서 온다. 사진은 파치노를 위해 노승훈 대표가 해외에서 구매한 하드웨어. ⓒ노승훈


11. 넌 얼마를 벌어야 행복할 거 같아? 저는 꼭 이 질문을 해요. 회사 운영 목표는 그걸 다 더하면 나와요. 매장을 몇 개 열어야 할 지, 월말에 어느 정도 영업이익이 나야 할지, 몇 살에 즘 얼마가 있어야 할지. 그게 저의 책임인 동시에 목표입니다.


12. 제 이야기를 줄이고 겸손하게 지내는 게 멋있는 거라고 생각. 그런데 아니더군요. 무슨 생각에서 이 일을 벌이는지, 이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더 많은 분들과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일을 벌이는 에너지를 만들고 싶어요.


cnp 인스타(6457) https://www.instagram.com/cnpcompany/ 

나이스웨더 인스타(5.4만) https://www.instagram.com/niceweather.seoul/ 

파치노 에스프레소(1611) https://www.instagram.com/pacinoespresso/ 

도산분식 인스타(4284) https://www.instagram.com/dosanbu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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