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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이후, 4번의 뜨거움

100개의 질문 100번의 생각 no13

13일 차, 질문드립니다. 비교적 쉬운 질문....입니다(라고 주장하고 싶~) 

안도현 시인의 시,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ㅡ 

당신이 뜨거웠던 때는 언제였나요?

어떤 것에 뜨거웠나요?

왜 식었나요?


ㅡㅡㅡㅡㅡㅡ


1. 대학 노래패에서 졸업까지

1) 대학 때 쫌 뜨거웠다. 사회변화를 갈망했다. 청춘의 발아! 였다.(뜨거웠다)

2) 노래동아리라 쓰고 노래패라 읽는 곳에서 대학생활을 보냈다. 졸업할 땐 단과대학교 학생회장을 했다.

3) 나의 관심도 있었지만, 함께 하는 이들이 좋았다. 돌아보면 그들에게 이끌렸다.

4) 강의실보다 도로와 길거리에서 더 많은 걸 배웠는데, 졸업하니. 에어컨과 온풍기를 찾게 되더라.

5) 밥벌이로 택한 곳이 '축제'였고, 그쪽 사람들과 어울렸다. 

6) 축제를 택한 것도 축제가 가진 '폭풍(이라 쓰고 전복이라 읽는)'같은 힘 때문이었는데, 사회에서 만난 축제는 많이 말랑했다. 부드러운 힘, 어디즘.

7) 날카로움은 무뎌졌고. 이제 곳곳이 녹슬어 그때의 분주했던 마음은 이제 달팽이 속도다.


2. 공연 기획사에서 문화마케팅까지

1) 공연기획사에 있을 때, 거의 죽어라 일했다.

2) 혼신을 다했다. 성공을 원했고(돈을 많이 벌겠다.. 란 마음은 거의 없었고)

3) 주어진 미션(티켓팔기)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뜨거웠다)

4) 결과도 좋았고, 관계(동료/파트너 등)도 좋았다.

5) 마케팅 파트너로 만난 분들이 이직 제안을 했다. 

6) 그렇게 한화호텔앤리조트, daum으로 이직을 했다.

7) daum에는 문화마케팅 담당자로 왔다. 그 일을 3년 했다. 딱 그때까지~ 였던 거 같다.

8) 사회변화와 조직 변화로 그 일은 중요하지 않게 되고, 다른 일을 하게 되면서 인생이 삐그덕.

9) 그때부터 힘이 빠진 거 같고, 의도적으로 힘을 빼기도 했다.


3. 크라우드 펀딩, 스토리펀딩

1)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은 그야말로 내겐 축복이자 재앙.

2) 슬럼프가 잦았다. 조직에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었다. 인정을 받기 어려웠다.

3) 그러다 운 좋게 '스토리펀딩' 팀에 들어갔다. 뭔가 인생은 내 편! 같았다.

4) 다시 힘차게. 폴짝! 열심히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뜨거웠다)

5) 스토리펀딩은 3년을 반짝하고, 브런치팀과 합쳐졌고. 또 얼마 지나 펀딩 서비스는 아웃됐다.

6) 그 후 브런치 마케팅을 했다. 일은 재미났는데, 열심은 덜했다.


4. 나는 고래 나는 고래, 플라잉웨일

1) 뭐라도 되겠지, 싶어 퇴사했다.

2) 거창하고, 거대하고, 심오한 꿈. 개뿔~ 없었다.

3) 관계가 주는 스트레스가 버거웠고, 내가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4) 버티는 게 정답이었고, 버텨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마음은 밖으로 밖으로.

5) 그게 작년 9월. 그러니까 이제 1년.

6) 다행히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7) 다행히 일들 역시 이어졌다.

8) 내가 인정받을 수 있는 일들이었다. 일은 많아졌지만, 마음이 기뻐. 힘들지 않았다.

9) 독립 노동자. 일을 많이 잘해야 한다. 그래서 열심히 한다.(지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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