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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코드 & 유튜브코드, 김주은

인터뷰 프로젝트 no.174

인터뷰 프로젝트 시즌2

1. 시대가 하 수상합니다. 막막하고, 막연하고, 어쩌다 멘붕까지.
2. 대개 상황과 배경에 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각자의 스타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여요.
3. 자신의 <생각과 노력>을 존중하는 것. 퍼스널 브랜딩이 아닐까 싶어요.
4. 모두가 따라 하는 정답의 시대에서 각자의 해답을 찾고 만드는 개인의 시대.
5. 여기 다양한 해답 레퍼런스가 있습니다.
6. 당신도 당신만의 답을 찾고 있겠죠? 그 노력이 어딘가에 누군가에게 닿기 바랍니다. 

모두가 잘 사는 걸 의도하고 애씁니다. 감사합니다. 록담 드림.

[인터뷰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


1. 안녕하세요. 먼저 이름과 '밥벌이' 몇 연차인가요?

안녕하세요, 밥벌이 10년 차 김주은이라고 합니다. 



2. 어떤 일을 해 오셨고, 지금은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여행의 이유를 만드는 콘텐츠 기획사 트래블코드의 파운딩 멤버이자 콘텐츠 기획자예요. 트래블코드에서는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소개하는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등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를 함께 썼고요. 이 콘텐츠를 여행, 이벤트, 굿즈, 강연, 콘텐츠 마케팅 등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일을 했어요. 


ㅡㅡ

[여기서 잠깐, 요즘 힙하디 힙한 두개의 코드를 잠깐 볼까요?]

트래블코드 : https://bit.ly/33gU50O    

유튜브코드 : https://bit.ly/3m5sZBf 

ㅡㅡ


이외 라한 셀렉트 호텔의 편집샵 ‘경주상점’의 공간 기획과 각종 콘텐츠 기획 컨설팅 프로젝트를 했어요. 


요즘은 유튜브 보고 함께 질문과 대화를 나누는 커뮤니티 '유튜브코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사실 유튜브 되게 수동적으로 보잖아요. 보는 내내 멍하니 아무 생각 안 하기도 하고,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비슷한 영상만 보고. 유튜브코드에서는 테마별로 엄선한 유튜브를 보며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히고,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스쳐가던 유튜브에서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끌어내요. 이를 위해 살롱 기획, 사업모델 개발, 마케팅, 콘텐츠 제작, 운영 모두 전담하고 있어요. (커뮤니티는 종합 예술이더군요...) 


트래블코드 이전에는 에이티커니에서 전략 컨설팅을 했고, 홈플러스의 전략기획팀과 글로벌 소싱팀에서도 있었어요.



3.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당신의 '시간/돈'을 어디에 쓰고 있나요(혹은 썼나요)?

무식한 방법이지만.. 일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요. 참 비효율적이죠. 예상 소요 시간 가늠해서 딱 그 시간 안에 끝내면 좋으련만, 늘 새로운 일을 벌이니 처음 해보는 일이 많은 데다 가능한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서요. 아직은 절대 시간을 쌓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시간을 아낌없이 쏟고 있어요. 그래서 업무 시간이 긴 것은 물론이고, 풀어야 할 이슈를 머리에 넣고 다니며 영글도록 만들어요. 출퇴근길, 누군가를 만났을 때, 주말에 어딘가 놀러 갔을 때 불현듯 영감의 순간이 찾아오거든요. 알맞게 익는 데 필요한 시간은 다 다르니까요.  


그리고 인풋 받는 구조를 잘 짜 놓으려 해요. 가만히만 있어도 양질의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뉴스레터, 단톡방 등 구독 리스트를 자주 업데이트하고요. 익숙하지 않은데 스터디가 필요한 분야라면 어떻게든 정보원을 찾거나, 알고리즘 추천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부계정을 따로 파서 관리해요. 이를테면 저는 영어권 유튜브만 구독하는 유튜브 계정이 따로 있어요.  


리고 커뮤니티도 꾸준히 해요. 인터넷에 모든 정보가 다 있지만 검색하지 않으면 없는 정보나 다름없잖아요. 사람들이 그 검색 값을 랜덤 하게 던져줘서 의외의 발견을 많이 할 수 있어요. 현재는 해외 테크/경제 기사를 함께 읽는 모임을 1년 반 동안 나가고 있고, 제 업무가 유튜브코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일이라 감사하게도 일하면서 넘치도록 많은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인풋을 제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아카이빙을 하고 있어요. 콩나물시루에 물 내리듯 해서는 효율이 안 나더라고요. 저장할 때도 폴더링을 해서 나중에 아이디어를 얻고 싶을 때 참조하기 쉽게 만들고, 나름의 의견을 붙여 공유하기도 해요. 


sns의 시대이다 보니 이렇게 공유한 의견이 퍼스널 브랜딩이나 회사/상품 홍보에도 도움을 주는 자산으로 남는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4. 당신 삶과 일에 영향(도움/영감 등)을 미친 사람/모임/상황/이벤트/공간 등을 소개해 주세요. 

1) 트래블코드 이동진 대표님  

학부 때부터 믿고 따르던 선배였어요. 컨설팅 준비할 때부터 이직할 때, 그리고 트래블코드를 함께 시작하기까지 제 커리어 전반에 함께 했었죠. 대표님은 본인이 직접 본보기로 보여주는 편이라, 가까이서 일하며 일하는 방식과 관점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었어요. 0에서 1을 창조하는 감각, 9에서 10이 되게 만드는 치열함 등 높은 스탠다드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어요. 요즘 보면 제 말과 행동에 알게 모르게 이동진스러움이 많이 묻어나더라고요.  


2)  커뮤니티 

저는 커뮤니티 덕후예요. 경영학회 GMT, 독서모임 트레바리, 연극회 토굴, 여자 농구부 JDC 등 당시 소속된 커뮤니티로 제 소개를 대신할 만큼 꾸준히, 다양하게, 열성적으로 커뮤니티를 했어요. 활동 당시에도 많은 영감과 활력소가 되어 줬지만, 지나고 보니 사람이 가장 많이 남더라고요. 트래블코드 하면서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정말 갖가지 도움을 받았어요.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게 요새 특히 와 닿아요. 사회 나와서도 사심 없는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곳이 바로 커뮤니티인 것 같아요.  


3) 이사   

올봄에 중학교 때부터 살았던 논현동을 20년 만에 떠났어요. 중2 때 이사 왔는데, 그때부터 사는 곳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었어요. 부자 동네다 보니 저를 부잣집 따님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었고, 저도 은근 그 오해를 방관하고 이미지를 이용하며 자기부정해온 게 20년이었어요. 이사를 가면서 코스프레하며 살던 삶을 고백한 글(https://brunch.co.kr/@altctrlshift/61 )을 써 공개적으로 공유했어요. 그제야 그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나다운 공간을 꾸려가는 중입니다.   


4) 인대 파열 

하루에 약속이 4개 있을 만큼 왕성하게 밖으로 싸돌아 다녔는데, 어느 날 인대가 파열되고 수술과 회복으로 크게 쉼표를 찍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제야 비로소 내 일에 집중하고, 가까운 사람을 챙기고, 내 공간과 나 자신을 보살필 수 있었어요. 사실 그 이후로 농구나 크로스핏 같은 격렬한 운동은 엄두도 못 내고, 발산형 캐릭터로서의 특장점을 약간 잃은 듯도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얻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해요.



5. 당신 삶과 일에 영향(도움/영감 등)을 미친 책(or 영화, 음악, 미술 등)을 추천해 주세요. 추천 이유도 짧게 부탁드려요.

1) 모든 것이 되는 법   

한 가지만 파기에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다능인'에 대한 책이에요. 왠지 한 가지 전문성을 가져야만 할 것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늘 불안감을 느껴 왔던지라 이 책이 큰 위안이 되었어요. 천성을 부정하지 않고도 만족하며 지속 가능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에요.  


2) 입금 완료 

의식의 흐름으로 해학적인 병맛 자막을 다는 쿡방 유튜브예요. 시종일관 아무 말을 하지만 ‘지금 포기하면 실패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과정이다’처럼 중간중간 뼈 때리는 철학이 녹아 있어요. 제가 마냥 진지하고 이성적으로만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제 안에는 고퀄 B급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거든요. B급 감성의 아슬아슬한 선을 가늠하는데 이만한 레퍼런스가 없답니다. 


3) 쓰기의 말들  

제가 쓰는 글이 거칠고 메마른다 싶으면 펼치는 책이에요.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운 문장이지만 단숨에 읽어낼 수는 없어요. 음절 하나마저 마음 쓰지 않은 곳이 없어 저도 절로 읽는 속도를 늦춰요. 대략 의미 통하는 말이 아니라, 꼭 들어맞는 말을 찾아내는 집요함. 꼭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고, 여러모로 ‘기어코’라는 감각을 일깨워줘요


4) 장기하의 음악  

허슬러인 제게 '단순함’의 미덕을 가르쳐줘요. <별 거 아니라고>, <별 일 없이 산다>, <그건 니 생각이고>, <새해복> 등을 듣고 있으면 애타고 스트레스받던 일들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해요. 멜로디며, 가사며 담백하지만 개성 있고, 무엇보다 한 방이 있어요.



6. 일상에서 꾸준하게 챙기는 (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제가 하지 않을 것을 정해요. 사실 제가 마무리를 지어야 직성이 풀리고, 남에게 부탁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요.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져서 이제 정말 안 되겠다 싶어서 ‘not to do list’를 쓰고 있어요. 우선순위만 세우면 되는 게 아니라, 순위에 밀리는 것들은 아예 손 안 대기로 마음먹어요. 업무 단위뿐 아니라 큼직한 분야 단위로 하지 않을 것을 정해두는데요. 이를테면 저는 투자는 잠정적으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물론 돈을 그냥 손에 쥐고 있으면 잃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걸 알고, 이런저런 정보를 전해 들으며 혹할 때도 많아요. 하지만 주식 창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며 일희일비할 여유가 없어요.  


한편으로는 일하는 면을 제외한 김주은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고민이에요. 일이 삶을 많이 잠식하다 보니 일 외에 원래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흐릿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를 되찾기 위한 첫 단계로 하루에 단 10분만이라도 일로부터 완전히 끊어내기 루틴을 만들고 있어요.  


1) 침대에는 휴대폰 가지고 올라가지 않고 필요하다면 구글 홈 활용하기 

2) 디지털화 안 되더라도 머리맡의 다이어리 쓰기(내용이 아니라 쓴다는 사실이 중요!) 

3) 자기 전에 5분 명상하며 호흡에 집중하기.  이제 꽤 많이 자리 잡아서 이다음 단계로 어떤 루틴을 잡을지 고민 중이에요.



7. 당신이 잘(좋아) 하는 것들 중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도움이 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나요?

1) 고민과 관심사를 이야기하면 알고리즘을 대신해 유튜브를 추천해줄 수 있어요. 유튜브코드 운영하면서 한 주에 새로운 채널 100여 개를 보고 있거든요.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화하고요. 잘 만든 유튜브에서 기획 의도와 역산하는 걸 좋아해서, 이미 본 유튜브더라도 새롭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2) 잘 기획된 공간을 추천해주고, 제가 나름대로 발견한 기획 의도를 잘 설명해줄 수 있어요.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를 만들며 국내외 수백여 곳을 탐방한 내공을 살려봅니다.


8. 누군가와 협업/동업을 한다면, 어떤 능력이 있는(도움을 줄 수 있는) 분과 함께 하고 싶나요?

속도를 높여줄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요. 저는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일 벌이기 좋아해서 시작을 잘해요. 그리고 장인정신을 가지고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작업을 즐기고 자신 있어해요. 이런 성향이 처음과 끝에는 좋지만 중간에는 늪에 빠집니다. 돌다리를 하나하나 두드리며 고민하고 디테일을 다 챙기거든요. 그래서 대략적인 80%를 빠르게 만드는, 실행력이 폭발적인 사람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같이 있으면 세상이 넓어지는 것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관심사도 다르고, 성향이 달라서 다른 세상을 향한 창구가 되어주는 사람이요. 물론 비슷한 사람이면 말이 잘 통해 일할 때 편할 수 있지만, 우리가 세상의 전부인 양 편협한 사고를 가지게 될 것 같아요.



9. 평생직장은 없고, 이제 <개인의 시대>라고 합니다.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데요, 그것을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저도 퍼스널 브랜딩을 잘하는 편이 아닌지라, 믿고 따르는 언니의 말을 인용할게요. 


'30대 중반이 되면 너가 그동안 얼마나 다양한 일을 해왔든 간에, 사람들이 너를 하나의 키워드로 봐. 그래서 내가 어떤 키워드로 보이고 있는지, 그게 내가 원하는 키워드인지 점검하는 게 중요해.' 


그런데 몇 달 전에 퇴사한 언니를 다시 만나니 그 말을 번복하더라고요. 퇴사하고 나서 엄청 많은 오퍼를 받았는데, 하나로 좁혀진 줄 알았던 그 키워드를 각자가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더라고요. 이 키워드가 이렇게도 쓰일 수 있구나 하고 자신의 새로운 쓸모를 찾은 느낌이었대요. 이걸 보면 일단 중심이 되는 키워드를 스스로 잡는 게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일 것 같고요. 다만, 평생직장이 없듯, 평생 가는 퍼스널 브랜딩도 없다고 느꼈어요. 나도, 세상도 계속 바뀌니까요. 그래서 꾸준히 자신을 노출해 업데이트된 자신과 세상을 동기화시키는 게 중요하겠더라고요. 키워드가 아주 바뀌는 게 아니더라도, 키워드에 살이 붙고, 남들이 키워드를 꾸밀 수식여구를 상상할 수 있게요. 확장성 있는 키워드를 만드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10.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art.ctrl.shift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alt.ctrl.shift     

브런치 https://brunch.co.kr/@altctrlshift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응답해 준 김주은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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