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의 비밀

[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7년 9권의 기록


요즘 책을 쓰고 싶다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말한다. “이미 너무 많지 않나요?” “설마 내가?” “지금 시장에서 책을 낸다는 게 가능할까요?”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시대다. 출판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베스트셀러의 수명은 점점 짧아진다.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살아남을 수는 없는 시대. 지금 출간을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큰 장벽은 재능이 아니라 막연함과 자기 의심이다.


『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좋은 글을 쓰면 언젠가 알아봐주겠지”라는 낭만 대신, “어떻게 해야 실제로 팔리는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이 책은 위로가 아니라 전략이다. 감동이 아니라 구조다. 한 권을 완성하는 법을 넘어, 저자로 살아남는 설계를 제안한다. 왜 지금 이 책이 필요한가. 출간이 더 쉬워진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 이윤영 작가와의 인터뷰.







Q. 요즘은 누구나 쉽게 글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저자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자기만의 독보적인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검색창에 질문 몇 가지만 잘 던져도 꽤 근사한 콘텐츠를 만들어 주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은 결국 작가가 몸소 통과해 온 삶의 궤적입니다. 제가 만난 한 예비 저자는 자신의 경력이 평범하다며 주저했지만, 10년 넘게 매일 아침 길고양이를 돌보며 기록한 관찰기를 보여주었을 때 저는 확신했습니다. 그 성실함과 대상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야말로 AI는 죽었다 깨어나도 쓸 수 없는 저자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독자는 가공된 정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생한 삶이 투영된 관점을 소비하게 됩니다. 단, 반드시 그 경험이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는 사실은 꼭 인지해 주셨으면 합니다.




Q. 잘 팔리는 책을 말하는 것은 상업적 선언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작가님이 말하는 팔림은 어떤 의미인가요?


팔림의 의미는 여러 가지입니다만, 저는 무엇보다 책을 통해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것이 진정한 ‘팔림’이라고 여깁니다. 단순히 인세 수입을 올리는 행위를 넘어, 내가 밤잠 설쳐 가며 쓴 문장들이 누군가의 가방 속에 담겨 출퇴근길을 함께하고, 침대 머리맡에서 읽히고, 도서관이나 서점의 서가를 누비는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는, 그런 연결의 과정인 셈이죠. 한 독자가 제 책을 읽고 꽉 막혔던 인생의 고민이 풀렸다거나 한 줄도 쓰지 못했는데 뭐라도 쓰는 사람이 되었다는 이메일을 보내왔을 때, 저는 ‘팔린다’는 것이 한 개인의 작은 ‘사유’가 사회적 가치로 전환되는 순간임을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유도 독자의 손에 닿지 못하면 고립된 섬으로 남을 뿐입니다. 저에게 팔린다는 것은 나의 진심이 세상에 유통될 자격을 얻었다는 승인이자, 타인의 삶에 가닿겠다는 정직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Q. 책을 읽다 보면 사람 냄새가 납니다. 원고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작가님의 시선이 느껴지는데요.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어떤 표정이나 장면이 이 책에 가장 많이 남아 있나요?


자신의 원고를 조심스레 내밀 때 보이던 두려움 섞인 설렘이 기억에 남습니다. 책 쓰기 수업 첫 시간이 끝난 후 조용히 그동안 썼던 원고들을 조심스럽게 꺼냈던 많은 분들의 떨리는 손끝, 그리고 과연 제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요? 라고 묻던 그 간절한 눈빛들이 떠오릅니다. 그 표정들 속에는 상업적 성공에 대한 욕심보다는 자신의 존재와 삶의 궤적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갈망이 들어있었습니다. 저는 그 간절함을 보며 이 책이 단순한 출판 작법서를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사적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 당당히 끌어올리는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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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 권을 쓰는 사람과 저자로 살아남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우스갯소리로 제가 많이 하는 이야기인데요. 출간을 하고 다음 날 여러 단톡방에 자신의 출간 소식을 알리는 사람은 한 권을 쓰는 사람이고, 출간을 하고 다음 날 책상 앞에 앉는 사람은 작가로 평생 책을 쓰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출간 소식을 지인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작가의 의무이죠. 하지만 꾸준한 쓰기 루틴을 갖고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에는 계속해서 책을 출간하는 작가가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출간을 종착지로 보느냐 출발지로 보느냐의 차이입니다.


첫 책을 낸 뒤 목표를 다 이루었다는 듯 글쓰기를 놓아버리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반면 작가로 살아남는 분들은 책 한 권을 독자와의 신뢰를 쌓기 위한 첫 번째 만남으로 활용합니다. 그들은 책을 통해 형성된 자신만의 서사를 통해 보다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해 나갑니다. 그리고 난 후 다음 권, 그 다음 권으로 점점 영역을 넓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근간에는 반드시 꾸준한 ‘기록’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 권은 누구나 경험에 의해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작가로 살아남기 위해 다음 권을 쓰는 사람은 책이 나온 날 이미 다음 책의 목차를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가치와 메시지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독자와 관계 맺을지 설계하는 능력이 그 차이를 만듭니다.




Q. 나다움과 시장성은 종종 충돌합니다. 작가님은 이 두 요소를 어떻게 균형 있게 설계하셨나요?


나다움은 재료이고 시장성은 조리법입니다. 최고급 한우를 가져왔더라도 흙투성이인 채로 내놓으면 아무도 먹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상담했던 한 작가는 자신의 철학적 고뇌를 지나치게 어렵게 나열하고 있었는데, 이를 독자들이 겪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연결해 풀이하자 좋은 책으로 거듭났습니다. 저는 작가의 고유한 색깔인 나다움은 끝까지 지키되, 그것을 독자가 필요로 하는 효용의 언어로 친절하게 번역하는 작업에 공을 들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고집하는 자아 과잉에서 벗어나, 독자가 지금 왜 이 말을 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수많은 예비 저자들을 만나면서, 작가님이 가장 안타까웠던 공통적인 오해는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그 오해가 이 책을 쓰게 만든 계기이기도 했나요?


“진심을 다해 쓰면 독자들이 언젠가 알아줄 것이다”라는 막연한 낭만주의가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차갑고 냉정합니다. 아무리 귀한 메시지도 독자에게 발견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수많은 작가가 혼신을 다해 쓴 원고가 단지 마케팅 구조나 기획의 부재로 사장되는 현장을 보며 큰 부채감을 느꼈습니다. 출간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경쟁은 더 치열해진 이 시대에, 예비 작가들이 자신의 소중한 글을 들고 길을 잃지 않도록 현실적인 전략과 생존법을 알려주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Q.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는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특별함이 곧 경쟁력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 간극은 어떻게 메워야 할까요?


그 간극을 메우는 힘은 철저한 객관화입니다. 작가에게는 세상에 하나뿐인 비극적인 사연일지라도, 독자의 눈에는 이미 수십 번 본 흔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한 작가가 자신의 실패담을 가져왔을 때, 단순히 힘들었다는 고백에서 멈추지 않고 그 실패를 통해 얻은 자신만의 생각과 사유를 정리하자 비로소 더 많은 독자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책’이 되었습니다.


일기에만 그치는 글이 아닌 누군가의 가방에, 누군가의 책장에, 누군가의 머리맡에 오래 기억하고 싶은 책이 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잘 팔리는’ 책의 경쟁력이 아닐까 합니다.




Q. 독자는 왜 한 권의 책에 돈을 지불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글 말고,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독자는 본질적으로 책 한 권을 통해 ‘시간의 단축’을 삽니다. 자신이 직접 겪으려면 10년이 걸릴 시행착오와 수많은 고통의 시간을, 단 몇 시간의 독서로 흡수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죠.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감정을 대신 명쾌하게 명명해 주는 공감의 언어를 만났을 때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제가 만난 독자들은 좋은 문장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 책이 내 마음을 알아줘서 혹은 내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아서 샀다고 말합니다. 결국 책값은 종이값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난 후 변화될 자신의 더 나은 모습에 지불하는 투자 비용이고, 이는 잘 팔리는 책의 근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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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여덟 권의 책을 세상에 내보내며 제가 마주한 풍경들은 참으로 눈부셨습니다. 제 책을 읽고 오랫동안 앓았던 마음의 병마와 비로소 작별하게 되었다는 고백, 이번 생에 글쓰기는 포기하려 했는데 결국 작가의 꿈을 이뤘다는 소식, 그리고 무료했던 일상이 다시금 선명한 빛깔로 채워졌다는 다정한 인사들까지.


그 벅찬 경험들은 저 혼자 간직하기에 너무나 아까운 것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이 귀한 감정들을 더 많은 독자분도 꼭 경험해 보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잘 팔리는 책’이라는 과감하고도 노골적인 제목을 붙이게 된 솔직한 이유입니다.


이 책을 집어 든 당신 역시 가슴 한편에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품고 계신 분들이겠지요. 당신의 진심이 서점의 차가운 공기 속에 흩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디 지금 당신이 써 내려가는 그 소중한 문장들이 더 많은 독자의 삶에 깊숙이 가닿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잘 팔리는 책’으로 피어나길 온 마음을 다해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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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 출간 기념 이윤영 북토크 (4월 16일 (목) 오후 7시)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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