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누나는 초등학교를 입학하자
집에서 혼자 자신을 기다릴 동생이 걱정되어
수업 시간 내내 발을 동동거렸다.
마지막 종이 울리자마자
운동장을 가로질러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갔다.
“철아! 철아!”
“누나.. 으앙”
“미안해 미안해”
“학교 가지 마라 누나야 “
아버지는 아침 일찍 일을 나갔고
누나는 학교 가기 전에 동생이 깰까 봐
조용조용 까치발로 집을 나왔다
실컷 자고 일어난 동생은
또 혼자만 남은 걸 눈으로 확인하자마자
울기시작했다.
이 작은 집이 어린 우진에게는 너무도 큰 동굴이었다.
자신의 울음소리가 이 동굴 안을 한 바퀴 돌아
더 큰 울림으로 제 귀에 들어왔다.
“누나.. 누나.. 엄마 엄마 엄마 으아앙”
기억도 나지 않는 엄마를 불러대다 지쳐 잠이 들었는데
누군가 이름을 불러 깨웠다.
“경철아 철아”
“엄마? 엄마? 누나~ ”
순간 엄마일까 설레었다 눈 한번 세게 문지르고 나니
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아이는 이제야 배가 고파왔다.
그의 누나는
엄마가 나가는 그날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같이 살 수가 없다고 했다.
고개를 떨군 아버지는 엄마를 붙잡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도 엄마를 잡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엄마는 누나를 꼭 안아주고
자고 있는 아들의 볼을 힘껏 비비다가
서둘러 나갔다.
‘잡아볼걸.. 왜 나가는 거냐고 물어볼걸..‘
누나는 동생이 자신의 품에 안겨 울 때마다 생각했다.
아직 8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여자아이가
자신보다 어린 동생을 보며
엄마를 잡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소리 내어 울지도 못했다.
어린 아들과 그의 누나 경미가 잠든 밤
아버지는 손에 든 작은 수첩을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다
힘겹게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잘 지내고 있는가? 몸은 어떤가?"
수화기 너머 작은 흐느낌이 들려왔다.
"이젠 아프지 않은가? 애들 보고 싶으면 한번 보러 오겠는가?"
아버지는 어떠한 원망의 소리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 걱정이 가득했다.
"그런데 마리아, 이놈이 엄마를 너무 찾네.."
그의 엄마, 마리아는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우진의 아버지는 몸 조심하라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었다.
마리아.. 참으로 쾌활하고 웃음 많은 여자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