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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Feb 14. 2022

삶의 연결

방금 전 병원에서 루퍼트 영상을 받았다.

호흡은 여전히 빨랐지만, 숨넘어갈듯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력이 너무 낮아 보였다. 밥을 못 먹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루퍼트는 나이가 많아 기름이 잘 올라와 털이 금방 지저분해진다. 지금 상당히 꼬질꼬질해 보인다. 눈곱도 덕지덕지 붙어있고 몸이 힘들어서 잠을 잘 자지 못했는지 매우 피곤해 보였다.

그 꼴을 보고 있자니, 사실 마음이 찢어져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내가 병원엘 간들 무슨 소용인가.

전화를 걸어서 야간진료를 본 의사와 간단히 통화를 했고 루퍼트는 여전히 호흡수는 빠르지만 다행인 것은 스스로 물도 마시고 오줌도 싼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밥은 먹지 않는다고.


일단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결과를 봐야 상태를 알 수 있어서 호전되었다 아니 다를 말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하긴 상태가 안 좋으면 바로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이 병원 사람들은 정말 동물을 생각하고 보호자의 마음도 잘 헤아려주는 좋은 곳 같다. 내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해주고 배려를 해주는 게 고맙다.


산다는 건 도대체 무엇인가.

목숨이 붙어있어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생명이 지속 가능한 최저의 가능성마저 믿고 싶은 것일까? 저렇게 고통스러워해도 삶의 가능성을 믿어봐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의학과 과학이 발달한 것일까?

하지만 저 아이를 살리기 위해 희생된 수많은 생명을 향한 애도는 누가 하지?


삶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서로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루퍼트의 생명은 단순한 의학과 과학이 아닌 여러 삶이 집합되어 나온 결과물인 것이다. 나는 그 아이들의 몫 마저 사랑해주어야 마땅하다.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믿는 긍정의 힘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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