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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Nov 19. 2020

그저_글

밀집꽃

_

소중한 어떤 것에 대하여


_

무한하지 않음을 알아 

지키고자 했던 

지켜야 했던

것들에 대하여


_

그 시절 그 순간에 내가 소중히 여긴 것들 중에

지금 나의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 것들은

얼마나 될까


_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나는 용감하지 못했다.


_

그 모든 상황을 나의 탓으로 돌리는

어리석은 일은 반복하고 싶지 않지만

간혹 나는, 아주 간혹

나의 탓을 함으로

현재까지 내게 남겨진 불안을 잠재운다.


_

삶이라는 톱니바퀴 안에

나라는 구성품이 그리 크지 않다는 걸

느낄 때면 가만히 숨죽이고 싶다가도

그 작은 내가 또 있어야 한다는

세상의 부름에 마음이 울려

기꺼이 대답한다.


되풀이되는 듯 보이지만

내가 보내온 시간들은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


_

익숙한 것들과 

익숙한 일상이

익숙함이 아닌 

그 시간의 유한성을 이해해가며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법을 배웠으니,


_

조금은 덜 비겁한 인간으로 살고 싶다고

되내어본다.


밀집꽃_항상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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