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잎갈나무
_
사무치다,
무엇이 그토록 당신의 마음에
녹아들어 웃지를 못하는 건가요.
삶의 의지가 담긴 당신의 언어에도
무엇이 그렇게 후회가 되어
슬픈 눈으로 입꼬리 한 번을 편히 올리지 못하나요.
사무칩니다.
당신에 대한 나의 미움이
걷어지기도 전에
시간은 흘렀고
당신의 후회에 내 마음은 울고 있습니다.
사무치게, 내 가슴이 미어지게
당신을 용서하고 싶지 않아요.
누구도 알아주지 못하는 그 아픔을
나 혼자서 품고 사는 그 아픔을
당신을 미워함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_
오랫동안 기도를 했죠
이해할 수 있어도 용서가 되지 않는
나의 마음을 고백했습니다.
나이를 들어감에 할 수 있는 일들과 다르게
용서는 신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내 마음을 재촉하지도 몰아내지도 않은 채
영혼에 사무치게 담긴 그 순간들을
잊지도 않은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_
나는 당신이 미워요.
그러나 사무친 미움 이전에
나는 당신을 너무 사랑했네요.
그저 당신이라는 이유로
그 마음을 좀 더 인정해보려 합니다
느리더라도 나의 속도대로
나의 마음을 인정해볼게요
그러니 부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