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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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 살이라는 나이를 어디로 지나 보냈는지
아직도 무엇하나 결정이라는 것을 하는데 오래 걸린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조금은 경험이 쌓이나 했지만
여전히 나는 어설픈 아이다.
스스로 그렇게 보는 게 아니라 정말로
어설프다.
하고 싶은 일이란 게 뚜렷한들
세상이 나를 뚜렷하게 봐줄 때까지 스스로를 빛내는 시간이
꽤나 퍽 어려워 아득한 순간에는 혼자 깊은 숨을 한 번 내쉴 뿐이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은
정말 시간이 없다는 뜻이었다.
해야 할 일들이 챙겨야 할 하루들이 매분 매초 몰아치니
심장이 빨리 뛴다.
움직이고픈 마음만큼 몸은 따라주지 않아
여러 영양제로 몸을 일으키는
나는 서른두 살이 되었다
무엇이 안정적이란 건지 아직도 모르는 나는
하고픈, 이루고픈 것들을 올해 시작하는 다이어리에
채워놓고서 무엇도 결정되지 않은 한 해를 또 시작한다.
나아가지 않아도 되니 세상을 등지지 말자며
모두의 수고에 늘 감사를 잊지 말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며
교만하지 않길 그저 바라본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