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기억될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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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식의 커피로 에스프레소와 얼음을 이용하여
만든다.
에스프레소 샷과 각얼음 시럽을 칵테일 셰이커로 섞어 만드는
샤케라토는 거품을 충분히 머금으면 잔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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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얼음이 부서지는 소리와
진한 에스프레소와 부드러운 거품
크지도 않은 잔에 가득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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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맛을 입에 오래 머금을 수 없어 아쉽지만
에스프레소와 달달한 그 잔향은 꽤 오래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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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난다.
내 옆을 짧게 머물고 지나간 인연이라도
그들을 기억하게 하는 잔향들이 있다.
나의 향기는 나의 분위기로 나에게 이미 흐르고 있다.
뿜어져 나오는 나의 에너지 혹은 그 향기는
늘 그대로 있지 않다.
그때의 나의 생각과 태도와 상황에 다른 향기를
머금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찰나의 순간은
누군가에게 잔향이 될 수 있다.
내 마음과 내 생각이 내 마음 같지 않은 순간에도
나는 누군가에게 기억이 될 어떤 향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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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으로 인하여 나라는 사람이 흔들리는 일이 많았다.
어렸고
여렸고
참았다.
상대를 들어주지 못해 지나간 인연들과의 날들은
나에게 진한 미련으로 남는다.
그들에게 남은 잔향이 슬픔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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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순간들과 상황들이 지나고
나라는 사람을 단단히 세워가는 일에 집중했다.
흔들렸기에 사람이었고
아팠기에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 모든 순간과 상황을 인정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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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잔향이 나의 모든 것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인연들에게 어떤 향기로 기억될지도 나는 모른다.
그럼에도 나를 일으켜 세우며 안아 다독인다.
내 모든 날이 내게 준 향들을 머금으며...
그 일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