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수미미

지하철 똥칼라 파워! 낭만을 담아 변신하는 지음의 또다른 자아.

by 지음

나는 미와 미 사이에 있어.

너도 쌍수미미를 혹시 아니?


너 지금 어디야? 라는 말에 대답하려다 알았어.


나는 지금 쌍수미미의 미와 미 사이.

눈이 있을 것 같은 이름을 가진, 미간을 뜻하는 듯도 옛 인형을 뜻하는 듯도 한 네 정거장의 세 공간을 합친 5/6 지점에 있어. 네가 있는 미아 사거리 역의 직전 미아역, 이제는 절반 이상을 이동해 곧 내릴 정거장을 중국어로 소개하는 구간에.


그 어둠을 지나는 새에 가면 놀이는 끝이 나고, 지하철이 마냥 즐거운 내가 거울 같은 유리창을 빠져나와 과학과 고민 뿐인 나를 밀어 내는 거야. 그리곤 장난을 치고, 잊혀진 글들을 떠올리고, 마음껏 상상하는 거지. 가볍게 흔들리는 손잡이와 같은 모양으로 몸을 흔들어!


그런 소풍을 가고 있어. 각자 또 따로 같은 장소로 가는 소풍. 모르는 사람끼리 친한 단톡방은 요즘 많으니까. 마음이 이리 가까운데 모른다는 게 우습지만 말야. 마치 말장난이나 모순 같다.


우린 각자 소지한 아이템 하나 만을 공개한 채 한 장소에 모이는 거야. 되도록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주의 깊게 오가는 사람을 살피지. 너일까? 너였을까? 너인 것은 아닐까? 애타게 바라보며.


어느 시인이 말했던 쓸쓸함 보다 밝은 빛으로. 모든 발걸음은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멀어질 테고, 우린 어느 때보다 기쁘게 사람들을 관찰하겠지. 완벽한 타인이었던 사람들이 소중할 가능성을 품게 될 거야. 난 더 어릴 적 월리를 찾을 때만큼 신나서, 너의 아이템을 너의 색을 너의 얼굴을 상상하며 즐거울 꺼야. 그 모든 배경이 되어주는 인간 무리가 기꺼울꺼야. 네가 있다는 이유 만으로. 사막은 오아시스를 품은 곳이 되고, 나는 산책하는 여우처럼 너의 밀밭같이 부드러운 마음을 만날걸 기대하겠지.


시간은 벌 써 세 시. 나는 네가 도착하기로 한 시간 보다 한 시간 먼저 도착해 있어.

벌써부터 두근두근 심장이 뛰어 다니는, 하루야.


어서 다가와 "미미야!" 하고 이름을 불러줄래?

아냐 아냐, 천천히 오는 것이 좋겠다.

너를 상상하는 시간을 좀 더 만끽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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