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를 사랑하는 사람은 가을이면 넓적한 행복을 맛본다.
바람을 잘 타는 잎, 여기저기 날려가
요기조기 끼어든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아이고, 타너스님 어찌 여기까지 오셨나요"
하곤 픽, 보라색 타노스까지 떠올라 웃음이 나는 거다.
닿는 족족 파괴하는 손길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이야.
그저 조금 더 따듯하게 덮어줄 뿐이니,
빨리 추워져 버린 이 가을에 딱 맞잖아.
자동차 와이퍼 위에 끼어 있는 플라타너스.
아직 덜익어 끝자락이 조금 푸른 한 장을 집어든다.
조용히 머리 위에 올린다.
낙엽처럼 흔들리며 걷는다.
가을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