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난무하는 가을 바람에,
제 마음도 조금 수선합니다.
높은 음을 굴리듯 긁는 풀벌레 소리는
네 갈래로 쪼개지는 골짜기를 울리고.
그 첫 음의 앞과 끝 음의 뒤, 스산하게 내리 꺾이는 구간마다
부풀린 볼에는 무언가 굴러 다닙니다.
밤을 새워 운다고 믿던 것들도
실은 3교대나 4교대로 하고 있다면
조금은 나아진 삶이 될까요?
그대의 가슴섶을 2교대로 풀어헤쳐도
나는 마냥 웃었습니다.
그마저도 내던질 수 있음을
왜 미리 몰랐을까요.
젖가슴을 내보여도 숨겨지는 꼭지가,
사람에겐 있나 봅니다.
딴엔 달리며
판 벌린 풀놀이 패도
뜨는 해에 녹으려 합니다.
그럼에도, 빨간 눈으로
나는 갑니다.
하루를 붉게 채우러.
함부로 손 내밀지 말아요.
잡으면 녹아 내릴
손을 잡고
잠들기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