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의 태양으로 폭싹 주저앉은
나의 버섯.
흰 곰팡이만 남아있다.
너무 슬펐다.
잘 지내자고 말 하고, 출근했다 돌아오니
버섯은 이미 주저 앉아 있었다.
땅바닥에 붙어,
원래부터 흰 곰팡이였던 것처럼.
극적인 변화에,
버섯 핀 모습을 기억 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믿을 수 없는 기분.
냉장고에 넣어둔 버섯도 짓무르는 데에 몇 일이 걸리는데,
이 하얀 손님은 반나절 만에 형태를 모두 잃었다.
이른 아침. 나서는 길에 보아 두지 않았다면, 사진을 남겨두지 않았다면. 나는 왜 화분 위에 곰팡이가 슬어 있느냐고 짜증 냈을 것 같다. 그건 말라 비틀어진 기둥 하나만 남기고, 어릴 적 재미로 배양했던 푸른 곰팡이같이 흙 위에 달라붙어 있었다. 누가 일부러 밟아 주기라도 한 것처럼.
덮인 반투명 비닐을 치운 것 만으로 멸망해버린 버섯을 생각하니, 너무 예민하였던 과거가 모두 원망스럽고. 그럼에도 살아야지 마음을 다잡아온 시간들이 괜히 함께 서럽고. 오래 함께하자고 한 말을 듣고도 모든 걸 쉽게 내다 버린 녀석이 너무 미웠다. 한 참을 미워하며, 속상한 마음으로 걸었다. 태양이 버섯에게 어떤 의미인 줄도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단 생각은, 우산 쓰고도 오래 걸은 뒤에야 찾아 왔다.
나는 가련한 것을 애도하지 않고 내 생각만 했음을 깨달았다. 끝내 안타까운 마음.
잘못했다.
그렇게 오래, 나의 고통을 알아봐 주지 않는 사람들과 세상에 절망하고도. 스스로의 행동을 인식하지 못했다. 무심하거나, 나쁘지 않고도. 다정한 마음을 품고도 어긋나는 일도 있는 거라고.
그건 오히려 깊은 애정과 사랑이 그 사람만의 궤도로 그늘을 드리운 것임을 다시 / 생각했다.
한 때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이들이, 애정 깊은 다정한 눈으로 나를 마주 볼 때엔. 얼마나 많은 시간, 스스로를 비우고 정리한 것인지 생각해보며 / 되돌아 걸어왔다.
관세음보살.
내가 듣지 못한 고통과 절망을 모두 잊고,
스스로의 온전한 행복으로 순환하길 빌어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