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저런, < 당분간 그럼, 날 사랑하지 마!>

by MONAD

사랑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나는 사랑의 반대말이 사랑하지 않음이라고 말하긴 싫어하는 것 같다.


사랑도 어느 때엔 설명하기 애매한 뜻을 지닌 광범위한 단어인데, 사랑하지 않음은 내겐 더 혼란스러운 언어이다. 하지만 감정에 있어서는 그보다 더 정확한 반대말도 없으리라



그러고 보니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곰곰 생각해 보니, 그냥 생각하지 않는 무심한 상태가 그ㅡ런 것 아닐까, 고민해 본다.

마음이 없다는 뜻의, 무심(無心), 그러나 여전히 애매한 말.


이 세상은 어차피 기본적으론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다. 그 사랑이 뭐냐고 따지면, 태양빛이나 비나 구름이나 바람, 나무 같은 거라고 말하고 싶다. 다 연결되어서 흐르는 이 환경이 바로 생명에게는 생명을 이어서 살게 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사람뿐 아니라 생명을 살게 하는 것이니까, 그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그렇다면, 굳이 굳이 생각해서 단어를 고르자면, 사랑의 반대말은 정말 무심(無心)일까?

자연은 무심한 듯 보여도 생명을 살게 한다. 그러니 무심하지 않은 게 분명한데...


또 진짜 무심함인데 사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데,

아니면 무심함인지 아닌지 판단할 능력이 내게 없는 것일까?

역시 사랑의 반대말은 나에겐 혼란스러운 언어가 분명하다.


들판에 자라는 꽃들도 그 환경이 보기에 무심하게 보여도 저절로 자라난다.

해도 비추고, 비도 뿌리고, 땅이 메마르지 않다면, 그곳엔 무엇이든 자라난다.

자라나게 하는 그게 결국 무심해 보여도 사랑일까?

무심해 보이는 것과 무심한 것의 차이인가?


사람은 들판의 꽃과 좀 다르다.

사람은 태어나면 들판의 이름 없는 꽃들처럼 혼자 처음부터 자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 같은 성인은 먹을 거 입을 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셨나?

톨스토이 같은 대(大) 작가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통해서 사람의 마음 안에는 사랑이 있어서 엄마가 없는 고아라도 세상에 살아남아 잘 자라날 수 있다고 알려주지만,

사람이 무엇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답이 그게 바로 사람 마음속에 있는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톨스토이 작품 안의 갓난아이를 낳고 바로 죽어야 했던 엄마처럼 똑같은 걱정을 안고 살고 있다.

나는 미래를 보는 지혜도 없고, 사람에 대한 믿음도 없고, 천사, 미하일이 아니니까...

하루하루의 걱정이란 건 너무 당연한 것 아닐까?


그러나 내게도 측은지심이 있어서 생명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은 있다.

그게 사랑이라면, 내 안에 사랑 있다.

그래서 며칠 잠시 주인이 없어 놀러 온 처음 본 고양이에게도 갈데없으면 내게 오라고 호언장담을 해주었다.


그걸, 그런 마음을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톨스토이.

일반화도 그럴진대,

가족에게 더욱 특화된 나는 이 마음이 어쩌겠는가...

사랑은 분명하다.


나는 울 애들을 지나치게 너무 사랑하나 보다.


울 애들을 바라보며 관심이 지대하다 보니 따라붙는 걱정도 많아서 얼굴을 마주하면 잔소리도 많다.

그 잔소리를 울 애들 무척 싫어한다.

얼마나 듣기 싫어하냐면, 왜 잔소리를 하냐고 눈빛으로 따져 묻다가,

그 눈빛을 나의 진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이렇게 대답해 주면,

'그야 널 사랑하니까...'

미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내가 벼락처럼 듣는 소리는,

'그럼, 당분간 날 사랑하지 마.'


안 보일 때 많이 사랑하라는...


그럼 나는 되묻는다.

" 넌? 넌!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

그리고 대답대신 마주하는 이해가능한 외면...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하면 사랑하지 않을 수 있지?

사랑의 반대말은 무엇이지?

알아야 실천을 해보련만, 차라리 내게 잔소리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지, 당분간 사랑하지 말라니...


무심해보려고 애를 써봐도 무심할 수가 없는 내 마음,

이상하게 따져보면 이 마음을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대략 난감하다.

내가 퍼주는 이 마음을 너희는 지금 너무 싫어하니까...


사랑하면 그 대상을 이해하고 그 대상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말 것이며...

어쩌고 저쩌고.. 그런 게 있다.

그리고 나 싫은 일은 남에게 하지 말고도 있다.

분명히 정말 좋은 말인데 애들이 그러면 내 기분은 별로다.


울 애들은 본인들이 싫어하는 일이라고 내게 잔소리가 드물다, 아니 거의 없다.


그런데,

나는 해가 갈수록 내게 관심을 갖고 잔소리해주는 게 좋아진다.

뭘 하든지 쳐다봐주고 물어봐주고 챙겨주면 좋겠는데,

나를 존중한다고...

나 싫은 거 안 한다고...

알고 보면 그거 본인이 싫어하는 건데...

본인이 싫어하는 일 남에게도 안 한다며 내게 주로 말이 없다.


이러니 내가 어찌 사랑하지 않음은 무심함이라고, 명료하게 말할 수가 있을까 싶다.


하여간... 오가는 말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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