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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Mar 24. 2022

큰 아이 중학교 입학기

 아이는 작년에 대안학교인 이우학교 추첨에서 떨어졌다. 갑자기 일반중을 가야하다니, 더구나 중국에서 돌아온지 얼마  됐는데!! 우리 아이는 우울감을 호소했다.


초 3학년까지 서울에서 즐겁게 학교를 다녔지만 6학년이 되어 새 동네에 와보니 아이들은 갑자기 입시 전쟁 모드에 돌입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밤 12시까지 공부하는 아이도 있다며 불안해했다.


우리는 고민 끝에 아이를 응원해주고 도와주기로 했다. 각자 역량대로 대학 가면 되지라는 기조를 바꾸어 “네가 그리 고민이라면 엄마 아빠가 열심히 공부도 가르쳐주고 도와줄게”라며 격려했다.


아이는 중학교 입학 전까지 불안해했지만, 학교 생활을 20일쯤 하고 난 지금 다시 생기를 되찾고 얼굴에 홍조가 돌아왔다.


일단 전면 등교를 하게 된 게 큰 이유인 거 같다. 매일 친구들과 부대끼니 좋은가보다. 그리고 학교 급식이 진짜*100 맛있단다!ㅋㅋ


담임 샘은 심상정을 닮은 한문 선생님으로 인자하고 아이들과 아침마다 짧게 명상을 하신다(넘 좋다!)


이 동네는 학군이 세지 않지만 아이들이 부모의 케어를  받아서인지 순하고 날라리가 별로 없다. 특히 큰 애네 반 아이들은 반 분위기가 좋은데, 매일 누가 생일인지 체크하고 칠판에 가득 축하 메세지를 적어준다. 심지어 며칠전에는 친구 할머니 생신 축하까지 했다고 ㅋㅋ


수학 시간에 학생이 나와서 문제를 풀 때, 맞으면 반 친구들이 박수를 친다고 한다. 나는 분위기 도모를 위해 선생님이 시킨 건 줄 알았는데 반 아이들이 스스로 박수를 치는 거라고


반 친구들이 넘넘 재밌다고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조잘조잘 있었던 일을 얘기한다. 첫날 자기 소개를 하는데, 한 남자애가 자기는 만화 “시크릿 쥬주”의 아이린이 자기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아직도 시크릿 쥬쥬를 애청한다고 ㅋㅋㅋ그러면서 자기도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했단다.


큰애가 그 이야기를 하자 둘째는 “시크릿 쥬쥬? 내가 유치원 때 봤던 만화?”하며 폭소를 터뜨렸다.


여튼 밝고 재밌는 하이텐션 아이들이 가득한 1학년 3반 마음에 쏙 들어! 심상정 선생님도 좋고! 마침 올해부터 혁신학교로 바뀌어 학교가 아이들에게 더욱 마음쓰는 게 보여서 더더 좋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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