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빈 자리

아빠의 애틋한 기다림

by 스텔라언니

아빠는 가족이나 아내에게 애정 표현을 잘 안 하는 옛날 사람이다. 그런데 엄마가 작년 여름 뇌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신 후부터 엄마의 빈 자리를 허전해하시고 엄마를 몹시 그리워하신다. 가끔 엄마가 쓰던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 계신다고 한다.


엄마를 늘 보고 싶어하던 아빠는 양복으로 옷을 갈아 입고 집에 있는 음료수와 간식을 쇼핑백에 챙겨서 나가려고 하셨다. 마침 집에 들린 언니가 어디 가시냐고 하니 엄마가 계신 병원에 문병간다고 하셨단다. 코로나 때문에 면회할 수 없다고 겨우 말렸지만 요즘도 가끔 엄마에게 가겠다고 떼를 쓰신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마에게 많이 의지하고 계셨나 보다.


며칠전에는 밖에 나가겠다고 창문 밖으로 나가려는시도를 하셔서 우리 모두를 식겁하게 만드셨다. 친정은 3층인데 베란다 창문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 일이다.


아빠는 이제 밖에 나가면 집을 잘 못 찾으신다. 95년이나 사용한 뇌는 이제 좀 쉬고 싶나 보다. 그래서 우리는 키가 있어야 문을 열 수 있는 장치를 현관에 달았다. 아빠를 집에 가둔 꼴이 되었지만 아빠를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낫다.


아빠는 지난 주에 엄마와 영상통화를 했다. “빨리 와 빨리 와~~“ 아내가 그리운 아빠는 엄마에게 어서 집으로 오라고 크게 소리쳤다. 아빠가 이렇게 큰 소리를 내는 것을 오랜만에 들었다.


엄마는 걷지 못하신다. 앞으로도 걷기 힘들 것이다. 엄마는 집에서 생활하는 것는 힘들 것이다. 우리 집 근처 요양원에 대기 신청하였다. 엄마와 아빠는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날이 좀 풀리면 엄마 모시고 은행을 가야하는데 그 때 옥수동에 다녀올까 생각 중이다. 견우와 직녀가 따로 없다.

자꾸 탈출을 시도하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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