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inet quintet in A major, K 581
모차르트는 최초로 프리랜서 생활을 한 작곡가입니다. 18세기 작곡가들은 귀족이나 왕실, 교회에 고용되어 주인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모차르트가 모시던 콜로레도 대주교는 옛 스타일의 교회음악을 작곡하라고 지시했지요. 그러나 10대에 전 유럽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음악 양식을 배운 모차르트는 보수적인 대주교의 요구를 들어주기 힘들었습니다.
그는 콜로레도 대주교와 크게 싸운 후 고향인 짤츠부르크를 떠나 비엔나로 갔습니다. 그는 다행히 인기가 많은 작곡가이자 피아노 선생님으로 처음에는 큰 수입을 올렸죠. 그러나 변덕스러운 비엔나의 대중들은 모차르트를 외면하기 시작했고, 그는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겪습니다. 아내와 모차르트 둘다 건강도 좋지 않았고, 6명의 아이 중 겨우 두명만 살아남았습니다.
이런 큰 고통 속에서 작곡한 곡이 오늘 소개해드릴 <클라리넷 오중주>입니다. 현악기 4개와 클라리넷으로 구성된 이 곡은 모차르트의 현실적인 고통의 흔적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베토벤은 청력을 상실한 후 하일리겐슈타트에 가서 유서를 쓰고 자살을 하려 합니다. 그러나 쓰고 싶은 곡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음을 깨닫고 고난을 극복하고 운명에 맞서 싸우겠다는 결심을 하죠. 그 이후에 그는 교향곡 <운명>처럼 불굴의 의지가 느껴지는 작품을 만듭니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가난의 고통, 불안한 결혼 생활, 건강악화로 인한 아픔을 작품에 전혀 티를 내지 않습니다. 그에게 음악은 고통도 결핍도 잊고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오늘 소개할 2악장은 참 평온하고 차분하여 하루를 마무리 하는 이 시간에 듣기 좋습니다. 이 곡은 모차르트의 친구이자 유명한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안톤 슈타들러를 위해 작곡한 곡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곡을 들으며 하루를 열심히 산 자신에게 “수고했어”라고 칭찬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JVeDoceQMAE?si=UZF1BF8p0FRxJ8S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