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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May 11. 2024

나의 피아노 선생님

 음악가들에게 스승은 늘 중요한 존재입니다.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것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1:1로 레슨을 받으며 맺어진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매우 깊고 끈끈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친 저에게도 좋은 가르침을 주신 여러 선생님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제가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던 10대 소녀일 때, 저에게 예술이란 무엇인지 피아노로, 삶으로 보여주신 한옥수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한옥수 선생님은 올해 여든이 넘은 나이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원로 피아니스트이시지요. 뛰어난 음악성과 테크닉으로 1960년대 미국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했던 훌륭한 피아니스트입니다. 그 분은 엄하시기로도 유명했는데, 저도 레슨을 받으러 갈때면 잘못 한 것도 없는데 엄청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음악의 흐름과 예술의 품격을 알려주신 선생님은 이제는 엄마처럼 제 삶을 염려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십니다. 다음주는 스승의 날이 있지요. 다음 주에 지방 강연 일정이 많아 아무래도 스승의 날 인사를 잊어버릴 듯 하여 어제 저는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보내드린 저의 첫 책을 잘 받았다고 하시며 정말 좋은 책이라는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세속적인 것에 몰두하지 말고, 예술의 아름다움과 품격을 널리 알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이제 50을 바라보는 제자에게 앞으로 적어도 20년간은 본인에게 집중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저에겐 예술의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알리는 강연과 책 저술이 되겠지요)에 정진하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늘 저에게 '넌 날 참 많이 닮았어' 라며 예뻐해주신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부디 오래 오래 건강하시어 제 곁에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음악인으로도, 한 인간으로도 

격조 있고 아름다운 선한 삶을 살겠습니다.


선생님처럼 좋은 스승 밑에서 공부할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아래 링크는 선생님께서 선친의 그림을 박물관에 기증하겠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선생님의 예술적 감각은 아버지로부터 이어져 온 것인가봐요. 음악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훌륭한 서화도 세상에 널리 나누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4401637#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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