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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데이즈> : 작고 단순한 하루

by 스텔라언니

주인공 히라야마는 매일 같은 일과를 반복한다. 새벽에 일어나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이를 닦고, 식물을 바라보며 아침 햇살을 맞는다. 즐겨 듣는 옛날 팝송을 카세트로 틀고, 공중화장실을 청소한다. 그는 도쿄의 공공 화장실 청소부이다. 집에 돌아온 후, 목욕탕에 가고 책을 읽는다.

놀랍도록 단순한 하루,

하지만 그 하루하루가 모여 만들어진 그의 삶은 의외로 풍성하고 아름답다. 아래 유튜브 링크는 30초짜리 예고편. 영화의 느낌을 알 수 있다.

https://youtu.be/XQ0RoG3Vo1c?si=R1atUAOt2DgYlcXi


히라야마의 하루는 반복된다. 관객은 똑같은 하루하루를 지켜본다. 하지만 그 루틴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잔잔한 감동과 경건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가 청소를 할 때의 진지한 눈빛, 나무 그림자를 바라보며 눈을 감는 순간, 그리고 필름 카메라로 일상의 찰나를 포착할 때의 손끝은, 삶을 충만하게 살려는 그의 의지와 마음이 보인다.


세상은 점점 더 빨라지고, 더 많이 가지라고 우리를 몰아붙인다. 하지만 《퍼펙트 데이즈》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나의 루틴은 어떠한가 돌아보게 하는 영화. 아침에 일어나 요가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달리기를 한다. 집앞 카페에서 오전 내내 일을 한다. 오후는 그날 그날 필요에 따라 달라진다. 별 것 없어보이는 나의 일상도 히라야마의 시선으로 본다면 충만하고 평화로운 것이 아닐까.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 주인공을 맡은 야쿠쇼 쇼지의 멋진 주름을 보는 것도 이 영화의 큰 재미! 이제는 노년에 접어든 일본 배우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는 것도 영화 내내 즐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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