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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연우 Oct 02. 2021

지구별을 노래하는 연우와 어린왕자

별거 아닌 사랑


별거 아닌 사랑 / 유설 정연우


남샛빛 가을이

출렁출렁 여름을 건너서

그리운 사람처럼 오면

황금들판은

일제히 기마병이 된다


그런 가을이 오면

한 줌 햇살을 청춘처럼 이고

허리는 꼿꼿하게 세우고

담대한 머리는 숙이고

심장이 비옥(肥沃)한

사랑을 할란다


마음이 비처럼 내리면

가만가만 길을 터주고

해가 나면

해에게 등짝을 말리는

엎치락뒤치락 나락처럼

한나절만이라도 행복할란다


햇살이 붉어서

심장을 흔들면 귀가 빨갛고

겁없이 땀방울로 범벅이 되겠지만

그 사랑, 참으로

비옥(肥沃)하겠다.


* 비옥(肥沃)하다; 땅이 걸고 기름지다.


* 남새는 푸새(푸성귀)와 상대되는 말이고 푸성귀는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풀이다. 우리가 먹는 채소를 심은 밭을 남새밭이라 하는데, 시에서 남샛빛은 가을 채소밭의 성금을 표현하여 썼다.


  


#남해바래길

#앵강다숲길10코스 #바래길지킴이활동 중에 나락이 엎치락뒤치락 햇볕에 등을 말리는 것을 보는데, 먼데서 온 손님처럼 태풍이 지나간 자리마다 패잔병처럼 누워가던 황금들판이 일제히 기마병이 되어서는 가을이라서 그렇다 한다. 딱히 할 말은 없는데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왜일까.. ㅎㅎ


ㅡㅡㅡ

#별거아닌사랑 #심장이비옥한사랑을할란다 #곡성어르신들의인생이야기 #남해바래길지킴이 #장맛을찾아서  #한나절만이라도행복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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